9~10월 달랑 3만5천가구
예년 평균 60% 수준 그쳐
올 주택 인허가는 59%↑
“연말 지나 숨통” 시각도
예년 평균 60% 수준 그쳐
올 주택 인허가는 59%↑
“연말 지나 숨통” 시각도
올가을 이사철 아파트 입주물량이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돼 심각한 전세난을 더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2000년부터 올해까지 9~10월 전국 입주물량을 비교한 결과, 올가을 입주를 앞둔 물량은 3만5193가구로 최근 11년간 최저치였던 지난해 4만5516가구보다도 13.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 성수기인 가을철에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만5500여가구의 입주물량이 풀렸지만 올해는 3만가구대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는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로 민간 건설사의 공급이 위축돼 올 한해 입주물량이 지난해 29만7300가구의 약 65% 수준인 19만4600여가구에 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가을 입주물량이 지난해 2만3439가구에서 올해 2만1535가구로 1904가구가 줄었다. 서울과 경기는 각각 1910가구와 4617가구가 줄었지만 인천은 지난해보다 4623가구 늘면서 그나마 축소폭을 줄였다. 인천의 경우 청라지구에서 올해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 등 경제자유구역 물량과 남동구 민간택지개발 사업지 물량까지 더해져 입주 가뭄에서 한발 비켜났다. 하지만 인천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가을 이사철과 겹치면서 아파트 전세부족 현상을 더욱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9~10월 입주물량이 2만2077가구로 수도권과 비슷했던 지방광역시 역시 올해는 1만3658가구로 크게 줄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지난달부터 오름세를 타고 있는 전셋값이 9~10월에 입주물량 부족 현상과 맞물리면서 올해 봄철에 이어 또다시 심각한 전세난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사철 성수기 때 신혼부부 등 수요자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입주물량마저 모자라게 되면 세입자들이 꺼려하는 월세와 반전세가 더 확산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가을철 고비를 넘기면 전세난이 다소 수그러들 가능성도 있다. 입주물량과 반대로 올해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가 밝힌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인허가 건수는 17만62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309건과 비교해 59.8% 늘었다. 또 최근 3년(2008~2010년)간 평균치인 11만3843가구와 비교해도 54.8% 증가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정부가 올해 상반기 전세난 대책으로 다세대·다가구·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를 크게 늘린 영향”이라며 “이들이 입주를 시작하는 금년 말이나 내년 초에 전세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실수요자의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8·29 대책’이 발표된 뒤 1년 동안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17% 뛰어올랐다는 조사도 나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는 8월 현재(시세기준일 8월25일) 수도권 전세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약 618조원으로 지난해 대책 발표 직전 시가총액 526조원에서 92조원이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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