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영향 사상 최대
올해 수도권 부동산 경매시장에 8조6000억원을 웃도는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이 가장 호황이었던 2006년 7조5300억원보다 15% 늘어난 규모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은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수도권 법원 경매 낙찰가 총액이 8조6382억원으로, 지난해의 5조9658억원에 견줘 2조6723억원(45%) 가량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말 기준으로 수도권 경매시장 낙찰가총액은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부동산 경매시장에 뭉칫돈이 몰린 데는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정책의 영향이 컸다. 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됐고, 각종 규제완화 등 부양책을 펴면서 서울 강남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뭉칫돈이 몰렸다고 디지털태인은 분석했다.
지난 1월에는 낙찰가총액이 4471억원에 그쳤으나 이후 정부의 부양책 시행과 함께 경기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며 2월 5655억원, 4월 6905억원, 6월 863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9월에는 1조36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은행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으로 확대하면서 제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경매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10월 들어 제2금융권으로 대출 규제가 확대되면서 경매시장은 위축돼 낙찰가 총액은 10월 7789억원과 11월 7704억원으로 두달 연속 감소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올해 수도권 경매시장은 사상초유의 최저금리 상황 속에서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자금으로 3분기까지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금융당국의 규제로 급하게 냉각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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