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추가 부실땐 은행·국가재정 부실 ‘악순환’

등록 2008-10-21 19:25수정 2008-10-21 22:42

정부의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 및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부동산중개업소 앞에서 한 시민이 거래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정부의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 및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부동산중개업소 앞에서 한 시민이 거래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금융권, 일단 ‘호재’ 평가…“엄격한 구조조정 따라야”
21일 정부의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 방안으로 벼랑끝으로 몰렸던 건설사의 자금사정은 최악의 사태를 피하게 됐다.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유동화 채권 등에 100조 가까이 물려 있는 금융권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 앞으로 과감한 건설사 구조조정이 따르지 않으면 금융권과 정부의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정부는 이날 건설사 구조조정의 ‘칼’을 은행을 비롯한 건설사 채권단(대주단협의회)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대주단협의회는 현재 건설사 채권액의 99.7%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각 건설사를 평가해 대출 연장과 신규대출 등 지원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건설업체들은 A~D등급으로 분류돼 회생하기 힘든 D등급은 퇴출되고 C등급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유동성이 지원된다. 외환위기 직후 채권단이 벌였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비슷한 절차다.

관건은 대주단협의회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냉정하게 퇴출대상을 결정하느냐는 것이다. 퇴출대상이 많으면 당장 대출손실을 확정(상각)해야 할 은행 등의 부실규모도 늘어난다. 하지만 한계기업을 계속 껴안고 갈 경우에는 기존대출 연장뿐 아니라 신규대출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시간만 늦어질 뿐 감당해야 할 잠재손실은 더 커지게 된다. 정부 자료를 보면, 72개 상장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현금 흐름은 평균 -471억원에 이른다. 신규 자금지원이 들어가지 않으면 기업유지가 힘든 상태라는 의미다.

길기모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은행 모두 퇴출대상을 최소화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우려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우량 건설사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또한 이들 건설사 채권을 대량으로 보유한 은행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율협약이라는 대주단협의회의 형식도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정부가 확실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지 않으면 각 채권회사들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구조조정 합의를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으로 건설사 부실이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고리들도 대거 추가됐다. 건설사의 유동화 채권에 대한 대한주택보증과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신용보증기금의 중소건설사 회사채·브리지론 보증 등이 그것이다. 이 회사채나 대출들이 부실화하면 결국 보증을 선 공공기관들이 갚아줘야 한다. 2001년 기술보증기금이 벤처기업 ‘프라이머리 담보부채권’(CBO) 2조여원에 보증을 섰다가 대규모 손실이 나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메운 바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제주항공 사조위 “양쪽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 확인…복행 중 접촉” 1.

제주항공 사조위 “양쪽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 확인…복행 중 접촉”

배민 배달료 통합개편안에 라이더들 “기만적 500원 삭감” 반발 2.

배민 배달료 통합개편안에 라이더들 “기만적 500원 삭감” 반발

영업적자 낸 LG·삼성 배터리 “투자 축소” 3.

영업적자 낸 LG·삼성 배터리 “투자 축소”

공기청정기 비정품 필터에서 살생물 물질 검출…환경부, 8개 제품 회수명령 4.

공기청정기 비정품 필터에서 살생물 물질 검출…환경부, 8개 제품 회수명령

무디스, 삼성전자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조정…“기술 리더십 약화” 5.

무디스, 삼성전자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조정…“기술 리더십 약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