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도 광범위하게 버블(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은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제한된 지역의 특정 아파트에만 국한된 문제”라는 재정경제부의 견해와 다른 것이다.
22일 금융감독원 거시감독국의 분석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의 평균 연간 소득을 평균 주택 가격으로 나눈 ‘연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율’(PIR)이 지난해 9월 말 현재 전국 평균 4.9배로 적정 수준인 3~5배 범위에 근접해 있다. 그러나 서울 지역 아파트는 10.1배, 그 중에서도 강남 아파트는 12.9배로 전국 평균에 비해 갑절 이상 높았다. 서울의 연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율은 △뉴욕(7.9배) △런던(6.9배) △시드니(8.5배) 등 세계 주요 도시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강남은 세계적으로 집값이 비싸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11.2배)보다도 높다.
또 실질 주택가격 지수(1989년 말=100 기준)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50대 중후반에서 상승하기 시작해 2006년 말 서울은 93, 강남은 121까지 올랐다.
소득 뿐만 아니라 대출 가능 금액과 월 상환 가능 금액 등을 고려해 산정하는 주택 구매력지수(HAI)도 전국 평균은 175.6인 반면, 서울은 85.3, 강남은 66.6이었다. 이 지표가 기준치인 100 아래로 갈수록 집을 사기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집 값 동향을 볼 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부동산 가격 급락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가격 연착륙과 가계 부채 부실 방지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했고, 은행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신용도가 양호한데다 연체율도 3월 말 현재 0.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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