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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지방은 2류국민? 강남 뛸때 한숨 푹푹

등록 2006-11-22 08:40

[부동산 광풍이 남긴것]
강남 6년새 3.6배로 오르고 전남은 제자리
“박탈감 큰데 규제는 동일적용하다니…”
부산의 한 중소기업 부장으로 근무하는 조아무개(46)씨는 요즘 텔레비전 뉴스에서 부동산 관련 보도만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도 힘든데다 괜히 부아만 끓어오르기 때문이다.

조씨는 지난해 말 부산 금정구의 고급 아파트로 이사했다. 47평형으로 3억1천여만원을 줬다. 세금에 약간의 내부수리비까지 합쳐 새집을 장만하는 데 모두 3억3천만원 남짓 들어갔다. 예전에 살던 집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교통이 편리하고 학군도 좋아 투자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전 지역신문에 난 부동산 시세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1천만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부산 집값이 몇년째 계속 떨어지면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 동네 복덕방에 물어보니 앞으로 더 떨어지겠지만 다행히 다른 아파트보다는 사정이 나을 거라고 한다.

조씨는 “6억원이 넘는 집을 갖고 있으면 세금을 엄청 때린다던데, 부산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6억원 이상 하는 집을 보지 못했다”며 “세금폭탄을 맞는다지만 어쨌든 일해서 버는 것보다 더 큰돈을 버는데도, 세금 오른다고 불평하는 서울 강남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쏘아붙였다.

부동산 광풍 속에 지방민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그 강도는 수도권과는 차원이 다르다. 졸지에 ‘2류 국민’으로 전락한 느낌마저 토로한다. 통계만 봐도 200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서울 강남구의 집값이 2006년 366.41로 오른 데 비해, 전남은 6년 동안 101.89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부산·대구가 각각 141.11과 156.5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행정복합도시가 옮겨갈 대전·충남 정도가 그나마 173.98과 161.72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광주에 사는 이기훈(35·남구 서동)씨는 “광주는 미분양 아파트가 널려 있는데 서울은 자고 나면 수천만원씩 오른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며 “지방 사람들은 서울의 뛰는 집값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는 듯한 박탈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홍(37·광주시 서구 염주동)씨는 “정부가 균형발전을 하겠다고 여러 사업을 남발하며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었다”며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정상적으로는 도저히 미래를 설계하기가 불가능한 것 같다”고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다. 광주에는 분양중인 아파트를 포함해 전체 34만4천가구 가운데 9천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대구 역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기는 마찬가지다. 이진우 ‘부동산 114’ 대구지사장은 “아파트 미분양이 넘치지만 거래가 침체돼 있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냉담하다”고 말했다. 정용 대구과학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서울에 편중돼 있어 지방 실정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쪽의 부동산 가격 차이는 갈수록 커지는데 각종 부동산 규제 방안은 수도권이나 지방에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오히려 양극화를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결국은 시민들이 나서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했다.

부산 대구 광주/최상원 구대선 안관옥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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