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15일 세종시 국토부 브리핑룸에서 평택지제 역세권, 진주문산 등 택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세계 최대 반도체 산업단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인접한 경기 평택시 평택지제역 역세권에 주택 3만3천호가 들어서는 새도시가 조성된다. 또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붙어있는 문산읍 일대에는 6천호 규모 공공택지가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15일 경기 평택시 지제동·신대동·세교통·모곡동·고덕면 일대 453만㎡를 신규 공공택지지구 예정지구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여의도 1.6배 규모에 주택 3만3천호가 공급되는 새도시급으로, 지난해 11월 ‘김포한강2’(4만6천호)에 이은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신규 공공택지 발표다.
국토부는 ‘평택지제 역세권’ 택지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배후 주거지 구실을 하는 ‘자족형 콤팩트시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철도역 600m 이내 역세권을 압축·고밀 개발해 주거, 일자리, 교육·문화·의료 기능을 집중시킨다. 전체 주택 공급량의 절반가량(1만7천호)은 공공분양주택인 ‘뉴:홈’으로 채운다.
평택지제역은 에스아르티(SRT)와 1호선이 지나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로, 국토부는 신규 택지 조성으로 교통 수요를 확보해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이(A)와 씨(C) 노선이 연장될 여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평택지제역 주변에는 철도, 버스 환승뿐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등을 연결하는 미래형 복합환승센터도 짓는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평택지제는 ‘평택~화성~용인’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접근성이 높다”면서 “공공택지 기획단계부터 첨단 산단과의 연계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평택지제 역세권 개발이 진행된다면 이 일대는 기존의 고덕국제도시, 평택 브레인시티와 묶여 경기 화성 동탄새도시에 버금가는 경기 남부 제2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평택시의 미분양 주택은 2025호에 이르는 등 주택시장이 침체 상황인데, 이번 콤팩트시티 개발이 시장에 끼칠 영향도 주목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내년 이후 지구계획 등 개발 청사진이 나오게 되면 고덕국제도시 등 인접지역의 주택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남 진주에선 문산읍 일원 140만㎡가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로 지정됐다. 진주혁신도시와 붙어 있는 이곳은 우주산업 클러스터(위성특화지구)이자 KTX 남부내륙선과 직결되는 교통의 요충지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진주문산은 우주·항공분야 주요 기업이 자리한 경남 서부권의 배후 주거단지로, 진주역 및 진주고속터미널까지 10분대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이 확충된다. 2027년 남부내륙철도가 개통하면 서울역~진주까지 소요 시간이 3시간 30분에서 2시간 20분으로 줄어든다.
국토부는 이번 신규 택지 두 곳에 대해 내년 상반기 지구 지정, 2026년 지구계획 승인과 공공분양주택 사전청약 접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투기성 토지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신규 택지와 인근 지역은 며칠 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