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울 아파트값이 1년여 만에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고 거래량도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경기 회복세가 뚜렷치 않은만큼,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03% 상승해 지난해 5월 마지막주(-0.01%)부터 지속된 하락세가 1년 만에 멈추고 상승 전환했다. 금리 인상, 경기 위축 우려, 급매물 누적 등 여파로 지난주까지 이어졌던 51주 연속 하락이 끝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 반등을 이끈 곳은 강남권이었다. 송파구가 지난주 0.11%에서 이번주 0.26%로 오름폭이 크게 뛰었고 강남구(0.19%), 서초구(0.13%), 강동구(0.05%)도 일제히 올랐다. 그밖에도 동작구(0.05%), 용산구(0.04%), 마포구(0.02%), 중구(0.03%)도 상승 대열에 올라탔다. 반면 도봉구(-0.07%), 강서구(-0.09%), 양천구(0.00%) 등 비강남권 17개 구는 하락 내지 보합을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주(-0.06%) 대비 0.01% 올라 지난해 1월 셋째주(0.01%)이후 1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부동산원은 “최근 시중 금리 안정화 이후 다시 전세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입지가 양호한 단지 위주로 호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연초 단행된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를 비롯해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과 재건축(안전진단) 규제 완화, 시중의 금리 하락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여파로 1분기(1~3월)에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4월부터는 주거여건이 양호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155건으로 3천건을 넘어섰다. 예년 평균(5천~6천건)에는 못미치지만 2021년 8월(465건)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다 거래량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값이 올랐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는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반등한 것은 강남권 등 낙폭 과대 지역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추세적인 상승세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에 가깝다”면서 “최근 역전세난과 경기침체, 실질 소득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집값이 바닥을 찍고 상향하는 ‘V자형’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늘면서 아파트값이 완만한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2년간 전셋값이 하락한 데 따른 역전세난이 여전해 추세적 상승기에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짚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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