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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규제 완화 여파…소형 아파트 분양가 3.3㎡당 2천만원대 첫 돌파

등록 2023-05-08 16:46수정 2023-05-09 02:46

부동산R114 1~4월 분양가 분석
전용 60㎡ 이하 3.3㎡당 2349만원
지난 4월 분양된 전북 ‘정읍 푸르지오 더 피스트’ 본보기집. 대우건설 제공
지난 4월 분양된 전북 ‘정읍 푸르지오 더 피스트’ 본보기집. 대우건설 제공

올해 들어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등 청년층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처음으로 3.3㎡당 2천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초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나타나고 있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은 실수요자 부담을 늘려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부동산R114’가 올해 들어 4월까지 공급된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전국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1521만원) 대비 11.7%, 2017년(1161만원) 대비 46.3% 오른 것이다.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전국 평균 분양가는 3.3㎡당 2349만원을 기록하며 2천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1938만원) 대비 21.2%, 2017년(1198만원)에 비해서는 96.1%나 급등한 것으로, 부동산R114가 분양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처음이다.

아파트 분양가는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물가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연초 규제지역 해제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곳을 제외한 전 지역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풀린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특히 경기도의 전용 60㎡ 이하 분양가가 지난해 1817만원에서 올해 2545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달 8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가는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의 전용면적 49.8㎡ 비(B)형(공급면적 68.41㎡) 기준층(6층 이상) 분양가는 5억4440만~5억9550만원으로 3.3㎡당 2630만~2880만원에 이른다. 지방에선 부산의 60㎡ 이하가 지난해 3.3㎡당 1697만원에서 올해 2053만원으로 껑충 뛰면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3월 분양된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의 59.9㎡ 비(B)형(공급면적 85.9㎡)은 분양가가 최저 5억8200만원에서 최고 8억1800만원으로 3.3㎡당 2240만~3149만원이었다.

부동산 업계에선 청년과 신혼부부 등의 생애 첫 구입 주택으로 전용 60㎡ 이하의 인기가 높은 데 반해 일반분양 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분양가 규제가 풀린 시장에서 고분양가 책정이 이뤄지는 요인으로 꼽는다.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약 3만4천가구 중 전용 60㎡ 이하 분양물량은 6371가구로 전체의 18.8%에 그쳤고 전용 60~85㎡ 이하가 2만2226가구로 65.5%를 차지했다. 중대형인 전용 85㎡ 초과는 5382가구(15.7%)였다. 이러다보니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5.78대 1로 지난해(7.49대 1)보다 낮아졌지만, 전용 60㎡ 이하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7.21대 1에서 올해 8.24대 1로 높아졌다. 이는 올해 전 면적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전문가들은 소형 아파트의 가파른 분양가 상승은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5월부터 분양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최근 주춤하던 미분양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면서 “분양가가 낮고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은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비인기 지역이나 고분양가 단지는 외면받는 등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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