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제공
“건물 부문에서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기계설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계설비 업계야말로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 성공을 위한 핵심 파트너인 셈이죠”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소중립과 스마트건설이 기계설비 산업의 신성장동력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2월 협회의 12대 회장에 취임했다. 정부는 건물부문에서 32.8%의 탄소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전체 건축물 에너지 사용 가운데 냉난방·급탕 등 기계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1%로, 이를 에너지 소비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25조원 정도다.
조 회장은 “기계설비 분야에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한다면, 100만㎾급 발전소 1~3개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제로에너지 빌딩·에너지 관리시스템 활성화 등 최적의 기계설비 시스템을 구축하고, 적합한 설계 및 정밀 시공을 통해 에너지의 낭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건물이 완공된 이후 기계설비 유지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계설비 유지관리 준수 대상을 유지관리와 성능점검으로 구분하고, 취약계층 이용시설에 정부지원 기반을 마련하는 등 현장에서 기계설비법이 잘 정착되도록 제도를 정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4월 시행된 기계설비법에 따라 올해부터는 연면적 1만㎡~1만5천㎡ 미만의 건축물과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기계설비유지 관리자를 의무적으로 두어 야 한다.
협회는 기계설비 디지털화를 통해 스마트건설도 선도할 계획이다. 건축물과 시설물의 계획부터 설계-시공-유지관리에 디지털화·자동화·빌딩정보모델(BIM) 활성화를 접목함으로써, 공정간 업무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 충남 오송역 부근 청주 하이테크밸리에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계설비 교육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까지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건축계획을 수립한 뒤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989년 출범한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9860개사가 등록돼 있는 국내 기계설비 업계를 대표하는 법정단체로, 지난해 기계설비 업계의 공사실적은 25조원에 이른다. 건물의 심장과 혈관 구실을 하는 열원설비, 냉난방설비, 공기조화·청정·환기설비, 위생기구·급수·급탕·오배수설비 등이 주요 기계설비로 꼽힌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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