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신천동 쌍용건설 본사. 쌍용건설 제공
40년 넘게 쌍용건설을 이끌던 김석준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놓고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쌍용그룹 창업주 일가로 그룹 해체 이후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했던 김 회장이 퇴진하면서 마지막 남은 쌍용그룹 후계 기업으로 불렸던 쌍용건설의 위상도 사라졌다.
2일 글로벌세아그룹은 김기명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를 쌍용건설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기명 대표이사는 글로벌세아 대표이사와 쌍용건설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김 대표는 월마트 한국 지사장, 인디에프 대표이사, 세아상역 미국총괄 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또 쌍용건설의 사장으로 김인수 전 현대건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업단장을 선임했다.
쌍용건설이 지난해 글로벌세아그룹에 인수된 뒤 업계에서는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거취를 주목해왔다.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1983년 쌍용건설 대표이사에 오른 김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법정관리를 거쳐 2015년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뒤에도 대표이사를 맡을 정도로 회사 안팎의 신임이 두터웠다. 쌍용건설이 중동과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호텔과 병원 등 고급건축과 인프라 전문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었던 데는 김 회장의 역량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이날 인사 발표 직후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김석준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회장직은 유지하며 해외수주 영업 등의 대외 활동은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회장과 손발을 맞춰왔던 경영·관리부문 임원진 4인이 전원 물러나는 등 글로벌세아 친정체제가 구축돼, 김 회장과 직원들의 목표였던 ‘건설명가’ 회복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게 건설업계의 평가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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