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올해 주택거래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지만 거래 가운데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거래 현황’ 통계를 보면, 올해 1~10월 전국 주택거래량 80만6972건 중 증여는 7만3005건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이런 증여 비중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1~10월 누적 기준으로 가장 높다. 지난해는 전체 주택거래량 162만여건 중 8.5%(13만7248건), 2020년에는 전체 거래량 202만여건 중 7.5%(15만2427건)가 증여였다. 올해는 최근 2년간에 견줘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증여 비중은 높아진 것이다.
주택 증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이었다. 서울은 올해 1~10월 주택 증여가 1만613건으로 전체 거래의 12.5%를 차지했다. 특히 노원구에서 증여 비중이 27.9%로 가장 높았다. 지방에서는 대구의 증여 비중이 11.9%로 서울 다음으로 높았고 제주(11.8%), 전남(11.7%), 대전(9.9%)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증여 비중이 늘어난 것은 증여에 따른 취득세 부담 변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증여를 받는 사람이 내야 하는 증여 취득세 기준이 시세의 60~70% 수준인 시가표준액(주택은 공시가격)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뀐다. 이때 시가인정액은 감정가액과 공매가액, 유사매매사례가액 중 가장 최근 가액을 뜻하는데, 아파트같은 공동주택은 최근 유사매매사례가액이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공시가격을 적용할 때보다 취득세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올해가 주택 증여의 적기’라는 말이 돌았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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