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우미건설 제공
지난달 과천 등 4곳을 제외하고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전폭적으로 해제된 경기도의 아파트값이 규제지역 해제 이후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시계열 자료’를 보면, 지난달 14일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경기도 아파트 매맷값은 이후 2주간(14∼28일) 1.32%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 폭은 규제지역 해제 직전 2주간(10월31일∼11월14일) 하락 폭인 -1.08%보다 더 커진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린 의왕시가 규제지역 해제 직후 2주간 아파트 매맷값이 2.17% 떨어진 것을 비롯해 고양덕양(-2.24%), 안양동안(-2.04%), 시흥(-1.50%), 부천(-2.14%), 수원영통(-1.78%) 등의 매맷값 하락률이 경기도 평균치를 밑돌았다.
정부는 지난달 14일자로 과천, 광명, 성남(분당·수정구), 하남시를 제외한 경기도 규제지역을 전면적으로 해제했다. 수원, 안양, 안산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수지·기흥, 동탄2 등 9곳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한꺼번에 풀었다. 또 고양, 남양주, 김포, 의왕, 안산, 광교지구 등 22곳은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했다. 10월 이후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부동산 금융시장이 경색되는 등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주택시장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대폭적인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이다. 규제지역이 해제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70%까지 높아지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 등에 대한 세제도 완화된다.
그런데도 경기도 아파트 매맷값이 규제지역 해제 전보다 더 떨어진 것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 등이 규제지역 해제에 따른 기대감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규제지역 해제 직후인 지난달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현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변동형) 상단은 연 8% 돌파를 앞두고 있다. 또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둔화 우려감도 커진 상황이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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