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 금리가 이르면 이달 중 최대 연 1.8%에서 연 2.1%로 0.3%포인트 오른다. 청약저축 금리가 조정되는 것은 6년여 만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오른 시중금리와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처다.

국토교통부는 8일 청약저축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청약저축 금리는 가입 기간이 1개월부터 1년 미만인 경우 연 1.0%, 2년 미만은 연 1.5%, 2년 이상은 연 1.8%다. 청년우대형 상품은 5천만원 한도 내에서 10년까지 1.5%포인트 우대이율이 적용되어 왔다. 여기에 금리가 0.3%포인트 인상됨에 따라서, 청약저축 납입액이 1천만원인 2년 이상 가입자는 이자가 연 18만원에서 21만원으로 3만원이 늘어난다.

청약저축 금리가 조정되는 것은 지난 201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내리자, 국토부가 청약저축 금리를 연 2.0%에서 1.8%로 조정했다.

조정된 금리는 이르면 이달 중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훈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기금운용심의회 심의, 행정예고, 국토부 고시 등 필요 절차를 거치면 이달 마지막 주에는 (금리가) 인상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정된 금리는 새로 청약저축에 가입하는 경우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된다.

인상 폭을 0.3%포인트로 정한 것에 대해, 국토부는 “시중금리와 격차를 완화해야 한단 점과, 기금의 재무건전성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 국민주택채권 등을 통해 조성된 자금을 임대주택 건설, 무주택 서민에 대한 주택 구입 대출(디딤돌)과 전세자금 저리 대출(버팀목) 지원 등에 쓴다. 연 1.8∼3.0% 수준인 디딤돌·버팀목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동결이 결정돼 있다.

청약저축과 함께 국민주택채권 발행금리도 현재 1.0%에서 1.3%로 인상된다. 국토부는 “발행금리 조정으로 1천만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한 뒤 즉시 매도할 때 부담금이 약 15만원 정도 줄어든다”고 밝혔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조달·대출금리 추가 조정 여부는 내년 초 금리 상황, 기금 수지 등을 보아가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