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방송 활동으로 유명한 부동산 전문가가 공인중개사를 사칭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KBS 화면 갈무리
각종 지상파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유명해진 부동산 전문가가 공인중개사를 사칭했다가 수사를 받게 됐다.
1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강남구청은 각종 방송에서 자신을 공인중개사로 소개한 ㄱ씨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수사 의뢰했다.
ㄱ씨는 <한국방송>(KBS) ‘자본주의 학교’와 ‘옥탑방의 문제아들’, <에스비에스>(SBS) ‘집사부일체’, <문화방송>(MBC) ‘라디오스타’ 등 지상파 방송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ㄱ씨는 부동산 관련 업무에만 28년간 종사하며 ‘유명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맡아온 전문가’, ‘한국 1% 자산가들의 부동산 재테크 파트너 1순위’ 등으로 자신을 홍보했다. 특히 그는 방송에서 자신이 ‘공인중개사 10기’라면서 본인이 중개한 부동산 계약의 금액대 등을 밝히곤 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협회가 회원의 민원을 받아 조사한 결과 ㄱ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부동산중개법인의 중개보조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공인중개사로서 부동산 중개업 개설 등록을 하지 않은 자는 중개 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공인중개사법 벌칙 조항에 따라 형사 처벌 대상이 되며, 공인중개사 사칭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부동산중개법인에 속한 ㄱ씨가 공인중개사 신분이 아닌 중개보조인이라고는 해도 장기간 부동산 중개업 실무에 종사한 전문가(컨설턴트)로서 방송 등에 출연할 수는 있다고 본다. 다만, 그가 방송 중 ‘공인중개사 10기’라며 거짓으로 본인을 소개한 행위는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청자를 기만한 방송국에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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