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15주 만에 상승 전환됐다. 경기도 역시 1기 새도시 재정비 호재 등으로 14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이는 새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올해 들어 뚜렷한 안정세를 보였던 수도권 집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0.01% 올라 최근 4주간 이어온 보합을 깨고 상승 전환됐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맷값이 오른 것은 올해 1월17일 조사(0.01%) 이후 15주 만이다. 금리인상 우려와 세계 경기 불확실성으로 관망세를 보인 곳이 많았지만 일부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이나 강남권 초고가(15억원 이상) 아파트 등이 상승을 견인했다고 부동산원은 분석했다. 강북구 매맷값 역시 15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고, 노원·중랑구 등도 보합(0.00%) 전환됐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0.04% 올라 지난주(0.03%)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또 강남권에서는 서초구(0.05%)와 강남구(0.03%)가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고, 강동구는 0.02% 올라 지난주(0.0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최근 약세가 지속돼온 경기도 아파트 매맷값은 1월24일(0.00%) 이후 내림세를 보이다가 14주 만에 보합을 기록했다. 새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재정비 특별법’ 기대감으로 주요 1기 새도시 아파트값이 강세였다. 분당새도시가 있는 성남 분당구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일산새도시가 있는 고양시는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3%로 오름폭이 커졌다. 군포시는 산본새도시 아파트값 상승세로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주에는 0.06% 상승했다. 이에 반해 오산(-0.18%), 화성(-0.13%), 수원(-0.07%), 용인(-0.05%) 등지는 매물이 늘면서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새 정부가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대출 규제 완화 등 규제완화 정책으로 인해 그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당분간 불안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미국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영향으로 국내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이달 10일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 조처로 시장의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변수로 꼽힌다. 매물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택 구입에 따른 이자비용이 커지면 주택 수요자로서는 서두르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좀더 관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의 절세용 매물은 서울보다는 주로 경기권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매물은 보통 전세를 끼고 있어 매수자 역시 갭투자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당분간은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채 서울 아파트값은 강세, 수도권 외곽은 약세를 보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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