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일대 아파트 단지.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맷값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경기 시흥시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성북구의 아파트 매맷값 하락폭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커 눈길을 끌었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값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2021년12월말 대비 올해 3월27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0.14%이다. 서울은 -0.11로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은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서울이 1.00%, 수도권이 3.91%로 각각 상승했다. 부동산업계에선 이처럼 1년만에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 반전한 것은 최근 아파트값 급등으로 시장의 피로감이 쌓인 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등이 매수세를 위축시키며 가격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맷값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1.19%의 변동률을 보인 시흥시였으며, 화성시(-1.06%)가 그 뒤를 이었다. 시흥시의 경우 월곶~판교선,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 영향으로 지난해 아파트 매맷값이 연간 32.76% 폭등했으나 올해 들어선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에서는 성북구(-0.53%)의 하락폭이 가장 컸으며, 강북권 대부분 지역이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 1월말 2년6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된 이후 10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고가주택이 밀집한 동남권은 상승, 보합을 반복하며 1분기 중 평균 0.04% 오른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부동산 업계에선 1분기 수도권 내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 등락이 엇갈린 이유로 대통령 선거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 등을 꼽고 있다. 서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인 재건축 규제 완화, 보유세 인하 등이 동남권을 비롯한 재건축 밀집 지역의 아파트값을 자극했다. 반대로 성북구 등 강북권은 재건축 호재가 없는 가운데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여파가 집값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 아파트시장은 1분기 이후에도 양극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연구위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발표에 따라 늦어도 5월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면제가 시행되면 별다른 호재가 없는 강북권과 경기도 지역에서는 매물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반면 ‘똘똘한 한채’가 몰려 있는 강남권, 재건축 예정지역 등은 되레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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