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지난해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7만건을 돌파하며 신고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신고 건수를 기준으로 총 7만1079건이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다. 종전 최다는 2020년(6만783건)이었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2011~2012년 2만7천~2만8천건대, 2013년 3만6천건대, 2014년 4만2천건대, 2015년 5만4천건대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2016년부터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2018년에는 4만8천건대로 준 바 있다. 월세 거래 증가는 2019년부터 재개됐다.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도 커졌다. 지난해 월세가 낀 거래의 임대차 계약 비중은 37.4%로 2019년 28.1%, 2020년 31.1%에 이어 2년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다.
부동산업계에선 월세 거래가 증가하고 임대차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부터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특히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높아진 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3일 기준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3.45~4.95%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 3.17%(KB국민은행, 지난해 12월 기준)보다 높다. 임차인 처지에선 대출을 통한 전세자금 조달보다는 보증금 일부의 월세 전환이 비용 측면에서 더 유리한 셈이다. 다만, 최근 2년여간 큰 폭으로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임차인들이 어쩔수 없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전월세 신고제도 영향을 끼친 요인이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지난해 5월말까지는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로만 파악됐으나 6월부터는 전월세 신고제가 도입된데 따라 일정 금액(서울 기준 보증금 1억5천만원 초과, 월세 30만원 초과) 이상 전월세 계약은 의무적으로 신고가 이뤄지고 있다. 소액인 월세 임차인의 경우 그동안은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나 신고제 도입으로 인해 실태가 파악되는 계약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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