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집값 상승 피로감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3주 연속 줄었다. 호가를 낮춘 매물도 거래가 안 되는 등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8일 조사 기준) 상승률은 0.14%로 상승세가 3주 연속 둔화했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을 많이 받은 강북 등지의 오름폭이 눈에 띄게 작아졌다. 강북구는 지난주 0.07%에서 0.04%로 줄었고 동대문구(0.05%), 광진구(0.05%), 관악구(0.06%) 등지도 상승폭이 낮았다. 노원구는 지난주 0.15%에서 이번 주 0.14%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성수동·목동·여의도동 일대의 거래 부진으로 성동구(0.05%), 양천구(0.06%), 영등포구(0.08%)의 오름폭도 지난주보다 작아졌다. 강남4구(동남권) 아파트값 상승폭도 지난주 0.21%에서 금주 0.19%로 줄었다. 송파구는 지난주 0.21%에서 이번 주 0.18%로 축소됐고, 서초구(0.25%)와 강남구(0.19%)도 지난주 대비 각각 0.02%포인트 상승폭이 줄었다. 부동산원은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거나 매물이 부족한 인기단지는 상승했으나 대체로 거래와 매수세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달 계약이 체결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일 현재 1800건으로 아직 신고기한(계약일로부터 30일)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뚜렷한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9월 매매 거래량은 2699건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10월 거래량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들어 이뤄진 매매거래는 이날 현재 70건에 그쳤다.
경기도와 인천의 아파트값도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수도권(0.23%) 전체적으로 5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광역급행철도(GTX), 신안산선, 신도시 개발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들의 호가가 여전히 강세지만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상승 추이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안성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43%에서 이번 주 0.28%로 줄었고, 시흥은 0.39%에서 0.30%로, 안산은 0.40%에서 0.35%로 오름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전셋값도 수능을 앞두고 안정세를 보였다. 서울은 0.12%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경기(0.19%)와 인천(0.23%)은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0.02~0.03%포인트 축소됐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