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세대·연립(빌라) 중위 매매가격이 3.3㎡당 2천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가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서울 빌라의 중위 매매가는 3.3㎡당 2039만원으로, 전달(1986만원)보다 2.6% 상승하며 2천만원을 처음 돌파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7월(1878만원)에 견주면 8.5% 오른 것이다.
중위 매매가는 표본을 한 줄로 세웠을 때 한 가운데 있는 가격으로, 평균 매매가와 함께 집값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2017년 2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3.3㎡당 2007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년 전 아파트 수준만큼 빌라 중위 가격이 오른 셈이다.
서울 빌라 중위 매매가는 지난 3~4월만 해도 3.3㎡당 1800만원대로 2019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5월 들어 1960만원으로 치솟은 뒤 두 달 만에 2천만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방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 상승에 따라 대체 주거 상품인 빌라 수요가 30대를 중심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재개발, 도심 복합개발 등에 적극 나서면서 낡은 빌라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형성된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지난 7월 전국 빌라의 3.3㎡당 중위 매매가는 1020만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 경기도는 988만원, 인천은 775만원이었으며, 지방(664만원)은 서울의 3분의 1 수준으로 조사됐다.
서울 빌라를 구입하려는 매수심리도 강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서울 연립·다세대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기준 113.1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빌라를 사겠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빌라의 매매 거래량도 아파트에 견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이달 서울의 빌라 매매량은 28일 현재 1671건으로 아파트(805건)의 갑절을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신고 기한(주택 계약일로부터 30일)이 아직 남아 있어 이 격차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빌라 매매량이 4372건, 아파트는 4084건으로 빌라 매매량이 근소하게 앞섰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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