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 평당 분양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이후 가장 높은 분양가를 기록한 서초구 반포원베일리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실이 2016년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사업자 1809곳의 평당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평당 분양가 상위 10곳 중 1~8위가 강남구와 서초구의 도시형생활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당 분양가가 가장 비싼 곳은 지난해 분양한 서초구의 더샵 반포 리버파크 도시형생활주택으로 평당 분양가가 7990만원, 호당 분양가는 17억1156만원(전용면적 49㎡)이었다. 루시아 도산 208(7900만원), 오데뜨오드 도곡(7299만원), 원에디션 강남(7128만원), 펜트힐 캐스케이드(6990만원), 역삼센트럴2차 아이파크(6605만원), 역삼2차 시티프라디움(6178만원), 펜트힐 루 논현(5990만원) 등 2~7위는 모두 강남구에서 공급된 도시형생활주택이었다.
이들에 이어 9위에 오른 곳이 ‘황제분양’ 논란을 불렀던 반포래미안원베일리였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이곳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음에도 서초구 분양가심사위원회로부터 역대 가장 높은 5273만원의 분양가를 승인받았다.
강남의 초고가 재건축 아파트보다 도시형생활주택의 평당 분양가가 높은 이유는 도시형생활주택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법은 공공택지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민간택지에서 분양하는 공동주택에 대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은 예외다.
소 의원실은 이런 빈틈을 이용해 일부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부지에 도시형생활주택을 건설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종로구에 공급된 세운푸르지오 헤리시티의 경우 같은 면적으로 공급되었는데도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가 아파트보다 비싼 사례가 나왔다. 이곳의 전용면적 42㎡의 경우 아파트 분양가는 4억9470만원인데 반해 도시형생활주택은 7억80만원으로 1.4배 차이가 났다. 분양가가 제일 높은 더샵 반포 리버파크 역시 애초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다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병훈 의원실은 “건설사들이 양질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부지에서도 분양가 규제를 피하고자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하는 편법 분양, 꼼수 분양을 하고 있다”며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을 위해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 제도가 고분양가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만큼 정부가 고분양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도시형생활주택은 300호 미만으로 아파트, 다세대, 연립 등 유형 상관없이 공급할 수 있다. 재개발을 할 때 299세대를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안 받는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공급하고, 나머지를 아파트로 공급하는 일도 가능하다. 통상 도시형생활주택은 공간 구성이 투룸(방1+거실)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상품성이 일반 아파트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강남이나 역세권 입지에서는 아파트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 및 마감재 고급화를 통해 수요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공급세대 수 3분의 1에 한해 공간구성을 거실에 방3개까지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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