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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초저금리에 공황 매수…서울 주택 구매에 신용대출 ‘3조원’ 넘어

등록 2021-09-13 11:47수정 2021-09-14 02:38

1억원 이상 대출건수가 4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젊은 층의 ‘영끌 공황 매수’가 시장을 주도했던 최근 17개월 동안 서울 주택 구매에 들어가 신용대출 규모가 3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금조달계획서 세부 분석’ 자료를 보면, 2020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17개월 동안 서울에서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 19만3974건 가운데 신용대출을 활용한 건수는 2만9978건으로 15.5%였다. 신용대출 금액은 건당 평균 1억489만원으로 전체 규모는 3조1443억6418만원에 달했다.

신용대출 사용 금액은 1억원 이상 대출자가 39.9%(1만1965건)으로 가장 많았고 5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 34.5%(1만355건), 5천만원 미만은 25.5%(7658건)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 월별 신용대출 사용 비중은 지난해 3월(10.1%), 4월(17.6%), 5월(20.3%)로 늘다가 5월 말 금리 인하 단행 이후 6월(20.9%), 7월(20.5%), 8월(21.9%)까지 4개월 동안 20%대를 유지했다.

이 시기는 주택가격의 40%로 제한되는 주택담보대출에 더해 다른 대출을 동원한 ‘영끌 수요’가 집값 급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추격매수에 나서는 ‘공황매수’(패닉바잉)가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로 지난해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낮아졌다.

신용대출 한도가 큰 고소득자들이 금리 인하 시기 적극적으로 주택 구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 6대 주요 은행(기업, 국민, 농협, 신한, 우리, 하나)의 일반신용대출 금리를 보면 지난해 7월 기준 신용등급 1~2등급에 해당하는 고신용자는 2.22%~2.83%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올해 8월 기준 2.74%~3.17%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은행의 경우 대출잔액의 84.0%를 고신용자 대출이 차지했다. 특히 보고서는 “고신용자의 신용대출이 2020년 중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지역에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은행 가계신용대출과 증권사 고객예탁금 증가액 또한 2020년 들어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2020년에는 고신용자 대출이 예년(2017년~2019년 연평균 11.2%)에 비해 크게 증가(21.2%)하였는데 그 상당 부분은 주택,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천준호 의원실은 “과도한 빚투·영끌은 금리 인상기에 가계의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차주의 부담 능력을 상회하는 대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디에스아르(DSR) 시행 등 가계 부채 관리방안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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