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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유럽 저금리시대 투기 ‘몸살’…사회적 주택 확대 박차

등록 2021-08-31 04:59수정 2021-08-31 07:21

이윤만 좇는 부동산회사들 성업
중앙·지방정부에 대책 요구 높아
공공임대 늘리는 법·제도 잇따라
독일은 9월총선에서 부동산 기업 도이치보넨을 몰수하는 시민단체의 제안을 두고 국민투표에 들어간다. 사진은 도이치보넨 몰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플랭카드에 "그렇게 함으로써 베를린은 집을 지킬 것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독일은 9월총선에서 부동산 기업 도이치보넨을 몰수하는 시민단체의 제안을 두고 국민투표에 들어간다. 사진은 도이치보넨 몰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플랭카드에 "그렇게 함으로써 베를린은 집을 지킬 것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베를린은 세입자의 도시다. 190만가구 중 150만가구가 임대로 살고 있다. 베를린 전체 주택의 60%가 부동산회사 소유다. 개인이나 조합이 나머지 40%를 가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베를린은 독일에서 주거비용이 싼 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임대료가 오른 것은 스타트업 기업이 늘고 고용률이 올라가면서 인구는 몰리는데 땅값은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유럽 대도시들이 임대료 증가로 몸살을 앓는 공통적인 이유가 또 있다.

독일 신문 <타게스슈피겔> 보도를 보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시대를 열었다. 마침 독일이 법 개정으로 사회적 주택들이 민간주택으로 바뀐 지 몇년 되지 않았던 시점에 저금리와 주택공급은 대형 부동산회사들이 크는 자양분이 되었다. 이들 부동산회사는 주택이 소유가 아니라 주거의 개념이어서 값이 저렴하고, 공실이 없으며, 인구가 유입되는 도시에서 주택을 대량 사들인 것으로 나타난다.

독일뿐만 아니다.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저금리로 인한 투기, 투자 수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민 91.8%가 임대로 살고 있는 스위스의 취리히는 15년 동안 임대료가 65% 올랐다. 이곳 부동산의 31.5%가 부동산회사, 금융기업의 소유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선 부동산 투자의 85%를 외국인 투자자나 투자기업이 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투자가 기업화된 시대에 각 도시들이 그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영국 런던은 ‘세입자들의 무덤’이라는 절망적인 별명을 갖고 있다. 경제주간지 <비르트샤프츠 보헤>는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세입자 보호정책이나 임대시장 규제를 완전히 철폐한 영국에선 약 250만에서 300만가구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추정한다. 쫓겨날까봐 세입자들은 집을 고쳐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주거비용이 너무 높아 월급에서 임대료를 빼고 나면 런던 시민의 27%가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대도시가 찾은 해법은 세입자 보호법과 사회적 주택(공공성 강한 임대주택)이다. 런던의 반대편에 ‘세입자들의 파라다이스’ 오스트리아 빈이 있다. 1919년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한 빈은 그 뒤 100년 동안 사회적 주택을 확대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 결과 빈 시민 62%가 사회적 주택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는 민간이 짓는 주택이라고 하더라도 3분의 2는 공적 관리 대상이 되도록 더욱 엄격한 건축법을 도입했다. 스위스 취리히는 시민 투표에서 30%를 사회적 주택으로 바꾸는 법을 통과시켰다.

베를린/글·사진 남은주 통신원 nameunjoo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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