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에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의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세입자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은 2019년보다 증가해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2020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7~12월 전국 5만2가구 표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를 보면,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중은 2019년 5.3%에서 지난해 4.6%로 0.7%포인트 감소했다. 이 비중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5.9%였으나 2018년부터 3년 연속 낮아졌다. 이와 함께 1인당 주거면적은 2019년 32.9㎡에서 지난해 33.9㎡로 증가했다.
그러나 주택 임차인들의 실질 주거비 부담은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 임차인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인 RIR(Rent Income Ratio)는 16.9%로, 2019년 16.1%보다 소폭 증가했다. RIR는 지난 2018년 15.5%로 역대 최저치였으나 2019년 16.1%, 지난해 16.6%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또 지난해 전국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 Price Income Ratio)는 5.5배(중위수)로 전년 5.4배보다 소폭 높아졌고 수도권의 PIR은 8.0배로 전년 6.8배보다 올랐다. 수도권에서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내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8년에서 8년으로 연장됐다는 뜻이다. 광역시에선 PIR이 같은 기간 5.5배에서 6.0배로, 도지역은 3.6배에서 3.9배로 각각 상승했다.
생애최초 주택마련 소요 연수도 지난해 7.7년으로 전년 6.9년 대비 상승했다. 생애최초 주택마련 소요 연수는 2016년 이후 최대치다.
한편 자가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인 자가점유율은 지난해 57.9%로 전년(58.0%) 대비 소폭 줄었다. 수도권은 50.0%에서 49.8%로, 광역시는 60.4%에서 60.1%로 낮아진 반면 도 지역은 68.8%에서 69.2%로 높아졌다. 자가를 보유한 가구 비율인 자가보유율은 전국 60.6%로 전년 61.2%보다 낮아졌다. 도 지역에서는 71.2%에서 71.4%로 상승한 반면 수도권은 54.1%에서 53.0%로, 광역시는 62.8%에서 62.2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자가점유율과 자가보유율이 낮아진 것은 가구 분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주택 공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1인 가구 등이 늘어나는 가구 분화로 인해 그 비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