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아파트값 주간 상승폭이 서울과 인천은 줄어든 반면 경기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2년 실거주 규제 백지화로 강남구 전셋값 상승폭이 소폭 줄었을 뿐 서울 전체 전셋값 상승폭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값동향 자료를 보면, 매매가격 상승률은 0.27%로 지난주와 동일했다. 지난주 0.36%로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인 수도권도 주간 변동 없이 0.36%를 유지했다. 제주가 0.36%에서 0.59%로 상승폭을 크게 키운 가운데, 세종은 -0.09%로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수도권은 서울 0.19%→0.18%, 인천 0.46%→0.39%로 상승폭이 줄었으나 경기 0.44%→0.45%로 상승폭이 늘면서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경기 누적상승률은 이미 12.24%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9%를 뛰어넘었다. 경기는 지난 2월1주 상승률이 0.47%로 최고치를 찍었고, 2·4 대책이 발표된 이후 상승률이 점차 낮아져 5월1주엔 0.3%까지 낮아졌으나 4월 말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시안 공개 이후 지티엑스(GTX·광역급행철도) 개발 호재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을 다시 키웠다.
경기나 서울 모두 재건축 투자 수요나 중저가단지의 ‘갭메우기’ 수요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및 무더위 지속, 휴가철 도래 등으로 거래활동 위축 있는 가운데,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나 중저가 단지 갭메우기 수요 등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저평가 인식 있는 노원구(0.35%)의 상계·하계·공릉동 중소형과 중랑구(0.19%)의 면목·상봉동 중저가, 강서구(0.21%)의 마곡지구와 방화·가양동 중저가 위주로 상승한 사례를 들었다. 이들은 모두 서울 평균 이상 상승률을 보인 곳이다. 경제부처 수장들이 앞다퉈 집값 ‘고점’을 경고하고 있으나 실상 시장에서는 아직 고점이 도래하지 않은 중저가 위주로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불안한 모양새다. 전국 전셋값이 0.22% 상승해 지난주 0.20%에서 상승폭을 키웠으며 지방 0.14%→0.17%, 수도권 0.25%→0.28%, 서울 0.15%→0.16% 등 상승폭이 모두 커졌다. 특히 서울 전셋값 상승률 0.16%는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1주(0.17%)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2년 의무가 백지화되면서 매물이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전셋값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0.18%→0.19%)는 상승폭이 늘었고 강남구(0.20%→0.19%) 정도에서 상승폭이 줄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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