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강남권의 중저가·재건축 단지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7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맷값이 0.15% 올라 지난주(0.12%)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는 2019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도심 32만가구 주택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이후 상승 폭이 둔화했으나 4·7 보궐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오름폭을 키웠다. 이후 서울시가 시장 안정을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지정하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되레 허가구역 규제를 비껴간 곳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 이전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가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빚어지면서 매매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번 주 노원구는 0.29% 올라 13주 연속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안전진단 이전 단계에 있는 중계·월계·상계동의 역세권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밖에 도봉구(0.14%→0.16%), 강북구(0.08%→0.10%), 은평구(0.07%→0.13%), 중랑구(0.13%→0.16%) 등 외곽 지역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강남권도 서초구(0.17%→0.19%)는 서초동 주요 단지와 반포동 재건축 위주로, 강남구(0.15%→0.18%)는 도곡·역삼동 중대형 및 재건축 위주로 각각 올랐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교통 호재와 전셋값 상승, 매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중저가 단지와 신축, 재건축 단지 위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경기·인천도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개선 기대감 등으로 아파트값 오름세가 이어졌다. 경기가 0.43%로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인천은 0.57%에서 0.46%로 오름폭이 줄었지만 매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번주 경기·인천에선 안양 동안구(0.93%), 군포시(0.76%), 의왕시(0.73%), 오산시(0.71%), 안산 단원구(0.70%), 인천 계양(0.62%)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한편 부동산원은 이번 주부터 확대 개편한 신규 표본을 활용해 아파트값 변동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주간 아파트 조사 표본은 기존 9400개에서 3만2천개로 3.4배 늘어났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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