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2016~2020년 실적 분석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포함 여부 따라 큰 차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포함 여부 따라 큰 차이
국내 30대 그룹이면 재벌 중 재벌로 꼽히는 상위권이다. 그 가운데서도 상장회사의 사정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축에 든다. 양극화로 선명하게 갈린 한국 경제 전반의 판도에서 빛의 영역인 이 안에서도 격차는 크고 더 벌어지고 있다. 극단의 정점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4일 내놓은 ‘30대 그룹 상장사 재무실적’을 보면, 2020년 30대 그룹 계열 184개 상장사(코스피·코스닥)의 종업원 1인당 매출은 9억9382억원, 영업이익은 6235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9억8236만원, 5374만원)에 견줘 각각 1.2%, 16.0% 늘어난 수준이다.
여기서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를 빼면 1인당 매출과 영업이익은 9억988억원, 3905만원으로 떨어진다. 전년(9억1582억원, 4160만원)보다 각각 0.64%, 6.13% 줄었다.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가 평균치를 끌어올렸던 셈이다. 이번 분석 대상은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금융그룹(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보험)과 농협, 부영(상장계열사 없음)을 제외한 상위 30대 그룹 비금융업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이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제외한 분석 작업을 추가로 진행한 데 대해 김용춘 한경연 고용정책팀장은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 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를 볼 때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반도체 착시’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두 회사를 뺀 실적을 따로 파악해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주제에 따라 다르긴 할 텐데, 산업별 동향을 볼 땐 이런 방식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이번 분석 결과도 유의미했다”고 말했다.
분석 대상 기업의 작년 전체 매출은 838조5천억원으로 2016년(154곳, 773조7천억원)에 견줘 연평균 2.0% 늘었고, 영업이익은 52조6천억원으로 2016년(52조5천억원) 이후 연평균 0.1%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업원 수는 80만9천명에서 84만4천명으로 연평균 1.1%, 인건비는 59조1천억원에서 67조7천억원으로 매년 3.5%씩 늘었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재무실적을 종업원 수로 나눈 결과, 2016년 이후 1인당 매출액은 연평균 1.0% 늘었고, 영업이익은 연평균 1.0% 줄었다. 1인당 인건비는 연평균 2.4% 증가했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이런 추세는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두 곳을 제외한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은 4년간 연평균 0.7% 증가한 데 견줘 영업이익은 연평균 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인건비는 매년 2.6%, 종업원 수는 0.4%씩 증가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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