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의 해외 매출이 작년까지 2년 연속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9년 기준 매출 100대 기업의 2016~2020년 연결기준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5.6% 줄었다고 17일 밝혔다. 2019년 2.1% 감소에 이어 두 해 연속 역성장이다. 2017년과 2018년엔 각각 10.8%, 5.4% 늘었다. 전경련은 2019년 미·중 무역전쟁, 2020년엔 코로나19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 탓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분기별로는 2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17.7%나 감소했고 3분기에 2.8% 증가로 회복했다가 4분기 들어 다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를 제외하고는 주력 업종 대부분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전기·전자는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모바일·피시(PC)·반도체·2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에 4.0% 늘었다. 2019년 부진(2018년 대비 8.3% 감소)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자동차·자동차부품은 2분기 북미·유럽 완성차 업체의 생산 중단 사태 탓에 7.1% 줄었다. 에너지·화학은 저유가에 따른 업황 부진과 정제 마진 약세로 26.3%나 줄었다. 철강·금속은 수요산업의 침체에 따른 판매량 급감으로 12.1% 떨어졌다.
지역·국가별 해외 매출을 발표하는 상위 20대 기업의 지역별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중국·아시아 지역의 해외 매출이 전년에 견줘 13.8%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주요 기업의 글로벌 생산거점이자 해외 비즈니스 대상인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률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미국을 비롯한 미주 지역에 대한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5.0% 늘었다. 유럽 지역에 대한 매출은 0.6% 감소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시장접근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비준 발효,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비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여건 조성 등 적극적인 통상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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