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겨레> 자료 사진
지난해 국내 50대 그룹 총수가 받은 배당금은 1조78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견줘 37%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고 이건희 삼성 회장과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배당금이 60%를 차지한다.
기업분석 전문 기관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20일 내놓은 ‘2019년~2020년 국내 50대 그룹 총수 배당금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53명 중 지난해 기준 배당금을 받은 그룹 총수는 39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총수가 받은 작년 기준 배당금 규모는 1조7895억원이었다. 2019년 1조 3052억원보다 37.1%(4843억 원) 증가한 액수다.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64개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50대 그룹 총수이다. 동일인 지정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현대차 정의선·효성 조현준 회장과 함께 이건희 회장도 포함돼 조사 대상자는 53명이다. 조사는 비상장사를 포함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그룹 총수의 보유 주식과 2019년과 2020년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금을 곱한 금액을 배당금으로 산출했다. 우선주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에 대한 배당금이 작년 한 해 8626억원(우선주 포함 시 8644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의 48.2%에 이른다. 2019년 이 회장의 배당금 4738억원에 견줘 1년 새 3887억원(82%) 늘었다.
작년에 이재용 부회장에 돌아간 배당금은 2187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의 12.2% 수준이다. 2019년(1426억원) 때보다 761억 원(53.4%) 많아진 금액이다. 홍라희씨(1621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각 312억 원)을 포함해 삼성 지배주주 일가가 지난해 받은 배당금은 모두 1조 3079억 원(우선주 포함)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 받은 7570억원보다 72.8%(5508억 원) 많다.
에스케이(SK) 최태원 회장은 909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배당금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최 회장의 2019년 배당금 649억원으로 그룹 총수 배당금 5위에서 두 계단 뛰었다. 에스케이(주)에서 지급한 1주당 현금배당금이 2019년 5000원에서 2020년 7000원으로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배당금 순위
4위, 5위는 현대자동차 정몽구 명예회장(833억원),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77억 원)으로 나타났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몽준 이사장은 각각 2019년 배당 순위 3, 4위에서 한 계단씩 떨어졌다.
배당금 순위 6위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730억원)이며 7위 엘지(LG) 구광모 회장(696억원), 8위 교보생명보험 신창재 회장(346억 2700만원), 9위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346억 390만원), 10위 효성 조현준 회장(295억원) 순이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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