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에너지얼라이언스 출범식. 산업부 제공
국내 기업들은 ‘2050 탄소 중립’을 어렵지만 가야 할 길로 보면서도 당장은 기회보다는 위기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4월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참여 중인 기업(684개사 중 403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2050 탄소 중립에 대한 대응실태와 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7.3%가 2050 탄소 중립을 “어렵지만 가야 할 길”로 평가했다고 18일 밝혔다. “현실적으로 탄소 중립은 어렵다”는 기업도 42.7%에 이르렀다.
탄소 중립(net zero)은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실가스 순배출(배출량-흡수량)을 ‘0’으로 하겠다는 국제적인 약속이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바 있다.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경쟁력 약화 위기’(59.3%) 또는 ‘업종 존속 위기’(14.9%)라고 응답한 기업이 74.2%를 차지했다. ‘경쟁력 강화 기회’라고 보는 기업은 25.8%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4.8%는 탄소 중립 정책에 ‘대응 중’(31.0%) 또는 ‘대응계획 중’(33.8%)이라고 답했다. ‘대응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35.2%였다.
대응에 나선 기업은 그 이유로 주로 규제를 꼽았다. ‘현재의 규제’(39.0%) 또는 ‘규제강화 대비’(21.7%)가 60.7%를 차지했다. ‘ESG 실천’(16.9%), ‘경쟁력 강화’(12.5%), ‘공급망 등의 요구’(5.2%), ‘기후위기 대응 동참’(2.9%) 등 적극적 이유로 대응한다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응 내용을 보면 ‘사업장 내 온실가스 감축 투자’(75.5%)가 대부분이었다. 이외 ‘RE100 등 이니셔티브 참여’(9.3%), ‘외부감축 사업 추진’(7.6), ‘탈탄소 기술개발 참여’(7.2%)가 뒤를 이었다.
탄소 중립을 위해 시급한 정책 과제로는 ‘감축 투자 지원’(36.7%)과 ‘탈탄소 혁신기술 개발’(31.0%)을 요청한 기업이 많았고, ‘재생·수소에너지 공급 인프라 구축’(15.1%), ‘법제도 합리화’(11.2%), ‘협력 네트워크 구축’(5.0%) 순이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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