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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LG전자, 휴대폰 매각 아닌 완전 철수 선택한 이유는?

등록 2021-04-05 16:14수정 2021-04-06 02:47

경쟁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서 ‘대응 미흡’
“모바일 원천 기술 유지한 채 ‘매각’ 어려워 ‘철수’로”
“적자 해소로 실적 개선에 도움될 것”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롤러블폰인 ‘LG 롤러블'이 나오는 장면. LG전자 제공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롤러블폰인 ‘LG 롤러블'이 나오는 장면. LG전자 제공

‘초콜릿폰’과 ‘프라다폰’의 영광을 잇는 후속작은 끝내 없었다.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가전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1’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롤러블폰’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엘지(LG)전자가 2007년 아이폰 충격을 끝내 넘지 못하고 휴대전화 사업을 접는다.

엘지전자는 5일 휴대폰 사업 종료를 공시했다.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 되고 있다. 엘지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이 회사가 스스로 밝힌 사업 종료 이유이다. 자기 고백인 셈이다.

모바일 부분 매출은 2016년 11조7218억원에서 2020년 5조2171억원으로 5년 새 반토막났다. 수익성도 크게 악화돼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5년9개월) 연속 영업 적자를 이어갔다. 모바일 부문이 엘지전자 전체 실적을 압박한 핵심 고리였던 셈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선 엘지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철수는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수년전부터 나온 바 있다.

LG전자가 2005년 출시한 초콜릿폰.
LG전자가 2005년 출시한 초콜릿폰.

2007년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획기적 전환을 하는 동안 엘지전자는 10여년 동안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했다. 고가폰 시장에서는 애플,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를 뚫지 못 했다. 저가폰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오포·비보·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공세를 방어하는 실패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엘지전자는 고가폰 시장에 매달려왔는데 결국 그 시장에서 삼성전자나 애플을 따라가지 못하니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지전자가 사업 축소, 매각, 시장 철수라는 세가지 선택지 중 시장 철수를 택한 배경도 주목된다. 고용 유지와 함께 핵심 모바일 기술 보유를 의식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신산업실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엘지전자는 모바일 특허 등 원천기술을 유지한 채 생산부문만 매각하려 했을 것”이라며 “인수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기술도 함께 인수하려 했을텐데 그 부분에서 입장 차이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엘지전자도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한다. 6지(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은 차세대 티브이, 가전, 전장부품, 로봇에 필요한 역량”이라고 이날 언급했다. 엘지쪽은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사업 종료가 중장기 관점에서 분명히 전략적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내놓는다. 김운호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26일 펴낸 보고서에서 “모바일 사업부 철수만으로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사업부 철수 가능성이 처음 언급된 후 이 회사 주가는 13만5천원대에서 20만원가까이 수직 상승한 바 있다. 사업부 철수가 엘지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덕택이다. 다만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52% 내린 15만4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모바일 부문 직원들은 여러 사업부와 계열사로 재배치된다. 지난해 말 현재 해당 사업부 직원은 3449명이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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