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국내 숙박앱과 앱마켓 입점업체 열에 서너 곳이 플랫폼사업자로부터 불공정거래 피해를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입점업체들은 온라인플랫폼 기업들이 사실상 독점적 시장을 만든 뒤, ‘을’로서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업체들에게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요구한다는 불만이 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일 내놓은 ‘앱마켓·숙박앱 시장의 불공정거래행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앱마켓과 숙박앱 입점업체 가운데 각각 40.0%, 31.2%가 플랫폼기업들로부터 불공정거래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앱마켓에서 불공정거래 행위로는 ‘앱으로 등록하는 기준이 불명확하고,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23.6%)를 가장 많이 들었다. 앱마켓을 운영하는 플랫폼기업이 중소기업을 대기업과 차별(21.2%), 자체결제시스템 사용으로 불이익 제공과 업데이트 거절(20.0%) 등이 뒤를 이었다. 숙박앱의 경우, 주로 과도한 수수료·광고비와 할인쿠폰 발급으로 인한 시장교란 행위 등을 불만 사항으로 꼽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독점적 구조를 깨야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숙박앱의 경우, 입점업체 56.4%, 앱카켓에선 46.0%가 이 문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어 앱마켓에서는 업체 노출 순위가 정해지는 기준 공개(47.0%)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앱마켓의 경우, 메인페이지 노출 여부가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60.8%에 이를만큼 입점업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검색 노출 기준을 이해하고 있다(인지도)는 입점업체는 18.4%에 불과했고, 노출 기준이 투명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13.2%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플랫폼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강력한 법적 규제(40.0%), 분쟁해결시스템 도입(27.0%) 등이 뒤를 이었다.

숙박앱에선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법 적용(32.1%)과 수수료율 및 광고기준 등을 조사해 공개해야 한다(17.9%)는 의견이 다수였다. 수수료와 광고비 문제는 숙박앱 입점업체 80%가 ‘수수료가 높다’고 응답했고, ‘광고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경우도 84.5%에 이르렀다. 특히 수수료와 관련해서는 앱마켓 입점업체 쪽에서도 80.8%가 ‘수수료가 높다’고 응답할 만큼 만큼 온라인플랫폼 입점업체들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는 앱마켓과 숙박앱 입점업체 각 250곳씩을 입점플랫폼과 지역, 업종별로 표본을 설정해 비대면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앱마켓과 숙박앱의 불공정행위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국회에 계류중인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