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2021 상반기 롯데 가치창출회의’(VCM, 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저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며 “과거의 성공 경험을 버려달라”고 주문했다.
14일 롯데지주 설명을 들어보면, 신 회장은 지난 13일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등 130여명이 비대면으로 참석한 ‘2021 상반기 롯데 가치창출회의’(VCM)에서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에겐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롯데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이 모두 미흡한 실적을 거둔 데 따라 한 쓴소리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당장의 생존이 아닌 개별 회사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핵심가치’에 방점을 찍었다. 나이키가 모범사례로 등장했다. 신 회장은 “나이키는 단지 우수한 제품만이 아니라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며 다른 회사가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며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회장은 부진했던 경영 실적과 관련해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하며, 지속적인 투자의 필요성과 함께 ‘실행력’을 강조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는 ‘뼈있는 질책’이었다. 유통 부문이 2000년 ‘롯데닷컴’으로 업계 가운데 일찌감치 온라인 쇼핑 시장에 도전했으나, 추후 실행력이 그만큼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치열한 온라인 시장에서 뒤처졌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우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최고경영자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저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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