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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조원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은 시대적 사명”

등록 2021-01-04 10:36수정 2021-01-04 10:39

조원태 한진 회장, 2021년도 신년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4일 ‘2021년도 신년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주어진 운명, 시대적 사명”이라며 항공사 통합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한진그룹 사내 전산망에 올라온 조 회장의 신년사는 코로나19라는 유례 없는 항공업계의 위기에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에 큰 의미를 뒀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모두는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맞서 우리의 소중한 일터와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지키기 위해 굳은 의지를 갖고 고통을 나누며 노력했다”며 “양사의 통합은 두 회사가 단순히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 하늘을 책임지고 있는 양사 임직원들에게 주어진 운명, 시대적 사명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월 채권은행인 케이디비(KDB)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이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안이 총수 일가 지원책이라는 반발을 의식한듯 코로나19로 황폐해진 항공업계에서 이같은 결정이 ‘운명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임직원들의 ‘이해와 공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조 회장은 “입고 있는 옷과 서 있는 자리만이 달랐을 뿐, 고객을 섬기는 자세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양사 임직원 모두 다르지 않았다”며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고 보듬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본격적인 통합 이전 상태에서도 이미 두 회사 직원들끼리 고용불안 등의 이유로 ‘노노 갈등’ 양상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이렇게 피력한 것이다.

그는 두 회사 통합의 의미를 복식 선수들의 사례에 비유하며 “처음엔 함께 하는 것이 서툴고 어색해 힘이 들지만, 작은 것부터 호흡을 맞추고 같이 땀 흘리는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열어 결국 메달을 걸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이 길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치있고 의미있는 길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한진 회장의 2021년도 신년사 전문>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신년 메시지

2021년 새로운 한해를 우리 임직원 여러분과함께 맞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예년 같았으면 새해를 시작하며 가슴 부푼 희망과 계획을 나누었을 텐데, 모든 화두를 덮어 버린 코로나로 인해 그 어떤 이야기도 쉽지 않은 새해 아침입니다.

지난 한해 코로나19로 항공업계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우리 임직원 여러분 덕분에 의미 있는 성과들을 이루어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이 가능하도록 함께 노력하고,헌신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분명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한편으론 우리가 성숙해지는 계기도 마련해주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전 인류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생하는 세상의 일들이 있고, 사람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적응하고, 한계를 인식하며 그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가족이 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는 코로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모두는 그 위기에 맞서 우리의 소중한 일터와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지키기 위해 굳은 의지를 갖고 함께 고통을 나누며 노력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그러한 시대적 흐름과 우리의 의지가 교차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열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새로운 지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단순히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를 넘어서는 일입니다.

대한민국 하늘을 책임지고 있는 양사 임직원들에게 주어진 운명, 시대적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대한민국 하늘 아래 양사 임직원은 모두 하나입니다.

입고 있는 옷과 서 있는 자리만이 달랐을 뿐 고객을 섬기는 자세,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하늘길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고 지내왔기에 양사 임직원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고 보듬어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함께 힘을 모아 우리의 하늘길을 더욱 굳건히 지키라는 시대의 뜻과 요구에 부응하며 나아갑시다.

이번 인수를 바라보는 많은 분들의 우려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두 회사 모두 현재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고,통합해 가는 과정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해보지 않고는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말처럼 우리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려면 우리는 도전해야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탁구나 배드민턴 경기를 보다 보면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할 때가 있습니다.

단식 경기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선수들이 복식팀을 구성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에는 경쟁력이 조금 부족한 두 선수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복식팀 구성에서 가능성을 바라보고, 그들을 한팀으로 묶어 국가대표 자격을 부여합니다.

처음엔 함께 하는 것이 서툴고 어색하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작은 것부터 호흡을 맞추고,

같이 땀흘리는 과정 속에 서로의 마음을 열어갑니다.

어느 덧 하나의 팀이 되어 국제 무대에 당당히 서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메달도 목에 겁니다.

그리고 국가대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준

국가와 국민에게 감동을 전하고 그 영광을 돌립니다.

두 선수 역시 기쁨을 만끽합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저는 우리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려는 이 길이 결코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길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임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그 길에 도전하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항공 역사에 길이 남을

우리만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양사 구성원 모두가 그러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자리를 지켜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항공산업을

새롭게 세워 나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많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여러분의 마음과 힘을 모아주십시오.

바로 거기에서부터 하나된 우리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임직원 여러분, 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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