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낸드 사업 10조3천억원에 인수
자산 1조원 차이로 현대차그룹 바짝 추격
자산 1조원 차이로 현대차그룹 바짝 추격
에스케이(SK)그룹이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서열(자산총액 기준) 2위 자리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
2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10조3천억원(90억달러)을 투자해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지난해 말 현재 비금융계열사의 자산총액과 금융계열사의 자본금을 합산한 공정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보면, 삼성(계열사 총 59개)이 424조8480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현대차(54개) 234조7060억원, 에스케이(123개·상장기업 20개) 225조5260억원으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다. 2·3위 간 자산총액 차이가 채 9조원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에 에스케이가 인수하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자산은 7조8천억원 남짓이다. 이를 단순합산하면 에스케이의 총자산은 233조3260억원으로 현대차와의 격차는 1조원 수준으로 좁혀진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가 주력 엔진 결함에 따른 품질 비용 3조원 남짓을 충당금으로 설정한 점을 염두에 두면 재계 순위 변동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2000년 들어 공격적 인수합병에 나선 에스케이는 2005년에 재계 3위로 올라선 뒤 현대차와의 격차를 좁혀왔으나 삼성·현대차 2강 구도를 좀체 깨뜨리지는 못했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이번 최대 규모 인수합병으로 몇년 안에 삼성과 에스케이 두 반도체 주력기업이 재계 1~2위 판도를 형성할 여지도 있다고 본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는 이미 에스케이가 현대차를 제쳤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에스케이그룹의 영업이익 총액은 9조8800억원, 순이익은 7조9650억원이다. 현대자동차(영업이익 7조3천억원, 순이익 7조9080억원)보다 많다. 다만 매출액은 에스케이가 현대차보다 20조원 남짓 적다.
조계완 구본권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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