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두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현산) 회장이 26일 만났다.
이날 회동에선 조속한 딜 종결을 원하는 이 회장이 현산에 가격 인하 등 인수조건에 대한 폭넓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수용 여부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에 대한 논의를 했다. 산은이 지난 20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놓고 현산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최고 경영진간 면담을 하자”고 제안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현산이 요구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여부 등 인수요건을 놓고 두 차례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이날 회동에선 현산의 최종 인수 의사 확인 및 인수가격 인하를 비롯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산은은 회동 후 낸 보도자료에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 쪽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 현산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 쪽은 이번 만남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으나 인수가 인하 제안 등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현산에 공동 투자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투입하자는 제안도 했을 거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산은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에 “(매각 가격 조정 등) 구체적인 숫자를 이 회장이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귀띔했다.
산은이 모든 인수조건을 테이블에 놓는 ‘최종 제안’을 내놓은만큼 정 회장의 판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인수 및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를 포함해 약 2조5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이 난기류를 맞으며 최종 인수를 둘러싸고 고심해왔다. 재실사를 놓고도 금호산업 및 채권단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신민정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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