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의 총차입금이 지난해 말에 견줘 20조원 늘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항공·조선 등 코로나19 피해업종의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2일 코스피 상장 623개사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들 회사의 총차입금은 올해 1분기 386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0조원이 늘었다. 지난해 이들 회사의 총차입금이 분기당 약 5조원씩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1분기엔 증가 폭이 4배 가량이 커진 것이다. 올해 1분기의 차입금 구성은 회사채 39.9%, 은행 차입 등 33.5%로, 특히 은행 등에서의 차입금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4조9천억원 늘었다. 한경연은 “올해 2~4월 회사채 시장 냉각으로 기업들이 은행대출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큰 항공, 대형유통, 관광·레저, 조선, 섬유의복 등 5개 업종을 중심으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 특히 항공업은 차입금 의존도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5.3%포인트(58.5%→63.8%) 높아졌다. 조선 2.3%포인트(17.7%→20.0%), 관광레저 1.4%포인트(19.5%→20.9%), 대형유통 1.1%포인트(31.4%→32.5%), 섬유의복 0.8%포인트(19.1%→19.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5개 업종은 현금흐름표상의 영업현금흐름도 나빠졌다. 항공, 대형유통, 관광·레저, 조선 등 4개 업종은 순현금흐름이 지난해 1분기 ‘유입’에서 올해 1분기 ‘유출’로 악화됐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벌어들인 것보다 나간 돈이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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