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코로나19 피해 기업 223곳 대상 현황조사
IMF 경제충격 100이면 코로나19는 128.5로 더 커
조사기업 70%, “올해 매출 20% 이상 감소 전망”
IMF 경제충격 100이면 코로나19는 128.5로 더 커
조사기업 70%, “올해 매출 20% 이상 감소 전망”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한국 기업들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약 30% 정도 더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 223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업 인식 및 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경총은 한국이 겪은 3번의 경제위기에 대한 충격 체감도를 조사했는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친 충격을 각각 100이라고 가정한 뒤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100) 대비 코로나19 사태는 134.4, 아이엠에프 외환위기(100) 대비 코로나 19 사태는 128.5로 나타났다. 모든 조사 기업이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조사는 경력 25년이 넘는 부장급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이뤄져 당시와 체감도를 비교할 수 있었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경총은 “올해 1분기 성장률과 연간 성장률 전망치 등 단순 경제 지표로는 외환위기보다 심각하지 않음에도 많은 기업들이 이렇게 인식하는 이유는 이번 위기가 실물경제에서 비롯됐다는 점과 향후 전개될 위기의 폭과 강도를 예단하기 어려워 위기 심화에 대한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매출과 영업이익 등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해서도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조사 기업의 70% 이상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매출액 20% 이상 감소 전망은 72.4%, 영업이익 20% 이상 감소 전망은 70.6%였다. 특히, 300인 미만 기업의 전망치가 더 낮았다.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감소할 전망’이라는 응답은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57.3%인 반면, 300인 미만 기업은 81.8%였다.
한편, 조사 기업의 40.3%는 경영 여건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기까지 ‘1년 이상 걸린다’고 답변했다.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장기침체)’는 응답은 17%에 달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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