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실적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국내 대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를 4조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 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연구개발 비용을 공시한 208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액은 총 53조4529억원이었다고 14일 밝혔다. 2018년 49조5924억원에서 3조8606억원(7.8%) 늘어난 수치다. 매출에서 연구개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88%에서 2019년 3.13%로 0.25%포인트 올랐다.
반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매출은 1723조4126억원에서 1709조7447억원으로 소폭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146조2001억원에서 86조6689억원으로 40.7% 감소했다. 시이오스코어는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바이오 의약품 제조업체인 셀트리온이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26.9%)이 가장 컸다. 매출 1조1285억원 가운데 303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어 네이버(26%), 넷마블(21.1%) 순이었다. 이 외에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회사들은 한미약품(18.8%), 엔씨소프트(18.2%), 카카오(15.2%), 대웅제약(14%), 종근당(12.8%) 등으로 주로 게임·온라인서비스·제약회사들이 많았다.
연구개발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지난해 총 20조2076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의 투자액 규모는 2018년보다 8.3%(1조5456억원) 늘었다. 이어 엘지(LG)전자(4조344억원), 에스케이(SK)하이닉스(3조1885억원), 현대자동차(3조389억원) 순이었다.
반면, 서울도시가스는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액이 전혀 없었다. 코오롱글로벌(0.004%)과 대림코퍼레이션(0.01%), 현대엔지니어링(0.02%)도 연구개발 투자액이 0.1%에 미치지 못 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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