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전자가 1조원을 넘는 1분기 영업이익을 거뒀다.
7일 엘지전자가 공시한 올해 1분기(1~3월) 연결기준 잠정실적은 매출액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액은 1.2%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업계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엘지전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일 기준으로 8474억원이었다. 다만, 영업이익에서는 깜짝 실적을 보인 것과 달리 매출액은 에프앤가이드의 전망치 15조4957억원보다 8천억원 가량 낮았다.
영업이익 증가의 주된 원인은 생활가전과 티브이(TV) 부문의 실적 때문일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7일 “코로나19로 건강과 위생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팀가전, 건강관리 가전 판매가 늘었다”며 “TV사업은 중국 TV업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을 겪은 것과 달리 엘지 올레드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휴대폰 부문의 경우 전략 모델이 출시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침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의 부진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서 예상 외의 실적을 올렸지만 엘지전자는 현재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의 판매점들이 문을 닫거나 운영시간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 3월 중순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며 “비용과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증권은 6일 “3월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인 오프라인 유통 제한으로 2분기 영업이익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