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한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운용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국내 상장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정족수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국내 30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0년 주주총회 주요 현안과 기업애로’를 조사한 결과, 35.1%의 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정족수 부족으로 의안 결의가 이뤄지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감염 우려 및 예방책 고심’(24.1%), ‘감사보고서 지연 등 준비 차질’(13.2%) 등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으로 꼽았다. 주총장 감염 우려와 관련해서는 기업별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참석자 체온 확인, 마스크·장갑 착용 의무화 등의 방역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정족수 문제 해결방안으로 ‘섀도보팅 부활’(52.6%), ‘의결요건(총 주식 수의 1/4) 완화’(29.8%) ‘전자투표제 도입·활용 확대’(13.0%) 등을 제시했다. 섀도보팅은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주주들의 투표 비율을 의안 결의에 그대로 적용하는 제도이다. 국내에는 1991년 도입되었다가 2017년 12월에 폐지된 바 있다. 전자투표의 경우 소액 주주의 권리를 보장하고 주총의 의결권 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해 10년 전 도입됐지만 지난해 발행주식 수 대비 전자투표 행사율은 5.04%에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지난 10일 케이티(KT)가 전자투표제 도입을 발표하는 등 조금씩 확산하는 추세다.
한편, 기업들은 이번 정기주총의 최대 쟁점으로 ‘이사·감사 등 임원 선임’(62.9%)을 꼽았다. ‘배당확대 요구’(7.0%), ‘사업 확장 여부와 전략 등’(3.0%)이 뒤를 이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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