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져가면서 산업계 주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국내 공장이 문을 닫는 경우가 빈번하고, 국외 출장길에도 제약이 많아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2일 스마트폰 등을 만드는 구미사업장에서 4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구미1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나와 2월22~24일 공장 가동을 멈춘데 이어 2월29일 구미2사업장 생산직 직원의 확진이 확인돼 3월1일 저녁까지 공장을 멈췄는데 추가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4번째 확진자의 경우 생산직은 아닌 터라 공장은 정상 가동됐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구미1사업장 네트워크 사업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이 시행된 바 있다. 대구·경북 밖 지역인 경기 기흥사업장에서도 협력업체 직원이 지난달 29일 확정 판정을 받아 그가 근무하던 구내식당이 이날까지 폐쇄됐다.
엘지(LG)디스플레이의 구미사업장 모듈 공장도 이날까지 폐쇄된 상태다. 사업장 안에 입점한 은행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탓이다. 엘지이노텍의 구미 공장 직원도 지난 1일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아 카메라 모듈 생산 공장이 이날까지 폐쇄됐다. 주요 기업 공장들이 구미 등 경북 지역에 몰려있는 탓에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는 모양새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28일 울산2공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으면서 하루동안 조업이 중단됐다. 이 공장에선 제네시스GV80과 팰리세이드 등 주요 차량을 하루 평균 1천대 가량 생산하기 때문에 공장 가동 중단으로 3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공장에선 열화상 카메라 등을 설치해 공장 출입 인원 전원의 체온 변화를 확인했으나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에게선 발열 증세가 포착되지 못했다. 앞서 2월21일에는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겨 울산4공장이 하룻동안 멈춘 바 있다.
유통업계의 휴점 사례는 수십 차례에 이른다. 2일 기준 롯데백화점은 12곳, 이마트 16곳, 롯데마트 15곳, 신세계백화점 4곳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방문 등으로 휴점했다.
국외 출장길이 막힌 것도 기업들의 주된 애로 사항이다. 중국 사업장 왕래에 어려움이 누적된 데다 베트남이 지난달 29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사증(무비자) 입국 허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출장에 발목이 잡혔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업체 관계자는 “화상회의를 비롯해 온라인 접촉을 늘리며 사업에 지장이 없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기로 한 연구개발(R&D)센터 기공식을 취소했다.
어려움이 지속되자 무역협회에서는 ‘언택트(Untact·비대면) 마케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비롯해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국외 전시회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국외 업체들의 한국 방문 일정이 취소되면서 특히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6일까지 신청하면 외국어 카탈로그 제작과 제품 소개 외국어 동영상 제작 등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송경화 기자, 산업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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