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S·CJ 등 대기업 불참
“우선협상자 선정에 1주일”
인수가 최대 2조원대 이를 듯
“우선협상자 선정에 1주일”
인수가 최대 2조원대 이를 듯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깜짝 변수’는 없었다. 막판 등판 가능성이 거론됐던 물류·정유 분야의 대기업들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7일 오후 2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을 마감했다.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에이치디시(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케이씨지아이(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했다.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케이씨지아이는 경영권을 확보해 실제 항공산업을 운영할 전략적 투자자(SI)로 에스케이(SK)·지에스(GS)·씨제이(CJ) 등 대기업을 끌어들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36주(31.05%)와 신주를 인수하는 내용이다.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6개 자회사를 모두 넘기는 방식이다. 본입찰을 앞두고 금호산업과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은 입찰가격 가운데 신주인수액을 8천억원 이상 써낼 것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인수후보들에게 안내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이 투입한 영구채 등 금액을 회수한다는 취지에서다. 시장에서는 6일 종가 기준 3846억여원인 구주 가격과 신주 가격 및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한 인수가가 최대 2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본다.
새 얼굴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인수전은 애경 컨소시엄과 현산 컨소시엄 간 양강 구도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경영 정상화를 제대로 해낼 새 주인을 찾는 게 채권단이 무게를 두는 부분이라고 수차례 공표해왔다”며 “신주 발행 가격을 얼마를 써내느냐가 향후 재무 정상화에 투입될 자금 규모의 최소한도를 얘기하는 것이어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애경그룹은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을 운영해온 경험을 앞세운다. 운용자산이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며 자금력 우려도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애경은 이날 “(자사는) 항공업 운영 노하우가 있는 유일한 입찰자”라며 “체급을 키워 중복 비용을 해소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산 에이치디시신라면세점과 아이파크호텔·마리나리조트 등을 보유한 현대산업개발은 면세점·호텔과 항공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1773억원, 부채비율이 115%로 재무 여력이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금호산업은 향후 1주일가량 입찰가격과 항공업 운영역량 등을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채권단 주도로 아시아나 재매각이 진행된다. 채권단은 지난 4월 아시아나 발행 영구채 5천억원을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에 실패할 경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매각 가이드라인을 협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호산업이 매각 실패의 책임을 떠넘길 빌미를 줘서도 안 된다는 부담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인수 후보들이 강한 의지를 갖고 참여한 터라 유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소은 정세라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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