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단독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퇴직금 지급 관련 적법성을 따지기 위해 감사인을 선임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낸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졌다. 다만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의 그룹 회장 선임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진칼은 케이씨지아이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의 검사인 선임 신청이 지난달 31일 일부 인용됐다고 4일 공시했다. 검사인으로는 이상건 변호사가 선임됐다. 이 변호사는 한진칼에서 규정에 따라 지급된 조 전 회장의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의 지급대상과 시기, 액수를 확인하고 관련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과 지급에 찬성한 이사 명단을 조사하게 된다. 아울러 2013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조 전 회장의 월별 보수 지급 내역과 한진칼 회장에 대한 직위급, 직무급, 업적급, 성과급 등 급여 산정 근거 등 세 가지 항목을 들여다보게 된다. 조 전 회장은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한국공항 등 상장사 5곳에서만 급여와 퇴직금으로 모두 702억28만7277원을 수령했다.
케이씨지아이는 지난 5월말 조 전 회장에 대한 퇴직금 액수가 적정하고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의 그룹 회장 선임이 적법한지 밝히겠다며 검사인 선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 가운데 조 전 회장 퇴직금 관련 사안의 일부 신청만 인용했다. 케이씨지아이는 조원태 대표의 회장 선임 안건이 이사회에 적법하게 상정됐는지, 조 대표가 적법하게 선임되지 않았다면 (한진칼이) 보도자료 등에 ‘회장’ 명칭을 사용한 이유가 무엇인지, 조 대표의 급여가 조 전 회장의 급여액과 6배 차이 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도 감사인을 통해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의 단독최대주주(15.98%)다. 1대 주주이던 조 전 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 17.84%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조원태 대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세 자녀(각 4.176%)가 나눠 가졌다. 이로써 조 대표의 한진칼 지분은 6.51%, 조 전 부사장 6.49%, 조 전무 6.47%로 각각 늘어났다. 총수 일가 지분을 모두 합하면 28.9%에 이르지만, 단일주주로는 케이씨지아이가 앞선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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