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동, 광고 뒤에 숨은 기업이미지 패러디공모전 발표
기업 광고의 가면을 벗기면?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action.or.kr)이 세번째로 진행하고 있는 ‘가면을 벗겨라’ 콘테스트 결과가 28일 발표됐다. 이 캠페인은 광고를 통해 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찾아 패러디해 시정하고자 하는 기업감시 운동으로, 시민들이 직접 참여로 이뤄지는 풍자마당이다.
시민행동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한 ‘제3회 가면을 벗겨라 콘테스트’ 심사 결과, 7편의 패러디 작품 가운데 ‘규젤’이 응모한 “KILL B정규직-국민은행”과 ‘국수집 아저씨’의 “우리 끼워 팔아도 되나요?-마이크로소프트”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번 콘테스트에는 삼성그룹 편법상속 문제, X파일 사건,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 노조 탄압과 비정규직 문제 등을 다룬 작품이 출품됐다.
‘KILL B정규직-국민은행’과 ‘우리 끼워 팔아도 되나요?-마이크로소프트’ 수상작 선정
‘국민은행’ 패러디 작품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로고를 활용해 은행의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잘 표현하고 있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시민행동은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국내은행 가운데서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고 올 1월 구조조정을 위한 정리해고 과정에서 비정규직에 대해 계약해지 방법을 동원하는 등 차별적 행태를 보였다.
실제 국민은행은 올해 3/4분기 순수익 9239억원을 기록하는 등 높은 실적을 보였지만, 올 1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비정규직을 차별했다. 당시 국민은행 노사는 380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에 합의하면서 1800명의 정규직에 대해서는 특별퇴직금과 국민은행 주식 200주, 퇴직 후 자녀 학자금 제공, 재취업 알선 등의 지원 등 30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2000명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이나 지원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계약해지를 통해 구조조정을 실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민행동은 “단지 고용계약의 형태가 다를 뿐,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열정은 다를 바 없는데도 제대로 된 협의나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손쉽게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국민은행의 천문학적인 수익 뒤에 감춰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의 심각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이크로소스트’의 경우 끼워팔기 등 공정한 시정경제를 저해한 일이 도마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월7일 윈도에 메신저와 미디어플레이어 등을 끼워 판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330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 다음커뮤니케이션이 MS의 불공정 행위를 신고한 지 51개월 만의 일이었다. 또 미디어플레이어와 메신저, 미디어서버에 대해선 앞으로 10년 동안 분리 판매하거나 끼워팔 경우엔 경쟁제품과 동반 탑재해 판매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다른 회사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CD를 따로 공급하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라고 명령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윈도우에 응용프로그램을 끼워 팔아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쳤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정위의 결정에 반발, 항소키로 해 지루한 법정싸움으로 이어지게 됐다. 시민행동은 “광고로 부정적 측면을 덮는 기업 행태를 발랄한 상상력으로 표현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꼽았다”고 말했다. ‘가면을 벗겨라’ 콘테스트와 함께 진행된 ‘댓글 공모전’에서는 50여개의 댓글 가운데 ‘서영희’의 “365일 뒷걸음질! 빚이 카드”(‘360도 특권, BC카드’ 패러디), ‘하늘그네’의 “아버지는 망하셨지 인생을 즐기다. 쫓기면서 사는 인생. 자 시작이다. 오늘밤도 안 걸리게 꼭꼭 숨는다. 쫓기면서 사는 것도 이젠 지겹다. 앞에 있는 아들에게 유언 남겼지. 아버지는 말하셨지 니가 갚아라. 니가 갚아라.”(‘현대M카드’ 광고 패러디), ‘Together’의 “술만 잘 만들면 다들 취해서 모를 줄 알았습니다.”(‘두산그룹 비자금 사건’ 댓글) 등 3편이 수상했다.
‘가면을 벗겨라’ 캠페인 기업 감시 활동에 상당한 성과
한편 ‘가면을 벗겨라’ 캠페인은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지난 2002년 장애인 선수를 등장시켜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광고를 내보냈다. 하지만 당시 SK그룹의 장애인 고용률은 법정의무고용률인 2%에 크게 못 미치는 0.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광고와는 상반된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행태가 패러디 작품에 반영되면서 이후 SK그룹은 장기적으로 장애인고용률을 높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KTF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를 내보냈지만, 실제 직원 채용 때 나이 제한을 두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시민행동이 시정을 촉구한 결과 나이 제한이 사라졌다. 이외에도 시민행동은 LG텔레콤의 핸드폰 강제할당 판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이끌어냈고, TV홈쇼핑의 과장·허위 광고를 문제삼기도 했다. 시상식은 내년 1월13일 시민공간 여울 1층 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실제 국민은행은 올해 3/4분기 순수익 9239억원을 기록하는 등 높은 실적을 보였지만, 올 1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비정규직을 차별했다. 당시 국민은행 노사는 380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에 합의하면서 1800명의 정규직에 대해서는 특별퇴직금과 국민은행 주식 200주, 퇴직 후 자녀 학자금 제공, 재취업 알선 등의 지원 등 30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2000명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이나 지원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계약해지를 통해 구조조정을 실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민행동은 “단지 고용계약의 형태가 다를 뿐,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열정은 다를 바 없는데도 제대로 된 협의나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손쉽게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국민은행의 천문학적인 수익 뒤에 감춰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의 심각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이크로소스트’의 경우 끼워팔기 등 공정한 시정경제를 저해한 일이 도마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월7일 윈도에 메신저와 미디어플레이어 등을 끼워 판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330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 다음커뮤니케이션이 MS의 불공정 행위를 신고한 지 51개월 만의 일이었다. 또 미디어플레이어와 메신저, 미디어서버에 대해선 앞으로 10년 동안 분리 판매하거나 끼워팔 경우엔 경쟁제품과 동반 탑재해 판매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다른 회사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CD를 따로 공급하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라고 명령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윈도우에 응용프로그램을 끼워 팔아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쳤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정위의 결정에 반발, 항소키로 해 지루한 법정싸움으로 이어지게 됐다. 시민행동은 “광고로 부정적 측면을 덮는 기업 행태를 발랄한 상상력으로 표현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꼽았다”고 말했다. ‘가면을 벗겨라’ 콘테스트와 함께 진행된 ‘댓글 공모전’에서는 50여개의 댓글 가운데 ‘서영희’의 “365일 뒷걸음질! 빚이 카드”(‘360도 특권, BC카드’ 패러디), ‘하늘그네’의 “아버지는 망하셨지 인생을 즐기다. 쫓기면서 사는 인생. 자 시작이다. 오늘밤도 안 걸리게 꼭꼭 숨는다. 쫓기면서 사는 것도 이젠 지겹다. 앞에 있는 아들에게 유언 남겼지. 아버지는 말하셨지 니가 갚아라. 니가 갚아라.”(‘현대M카드’ 광고 패러디), ‘Together’의 “술만 잘 만들면 다들 취해서 모를 줄 알았습니다.”(‘두산그룹 비자금 사건’ 댓글) 등 3편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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