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 쪽이 지난해 1600억원의 차입금 증액을 결정한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케이씨지아이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16일 조원태·석태수 대표이사 및 전·현직 사외이사 3명을 상대로 차입금 1600억원의 이자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이날 밝혔다. 이자비용은 약 10억원이다. 케이씨지아이는 “주주대표소송은 위법한 직무집행을 한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가 회사를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으로, 케이씨지아이가 승소할 경우 배상액은 전액 한진칼에 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이 30일 이내에 (조 대표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소제기청구서를 한진칼에 보냈다고 지난달 8일 밝혔다.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은 소 제기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까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고, 이로부터 일주일 이상을 더 기다렸으나 한진칼은 응하지 않았다”며 “이에 케이씨지아이 쪽이 한진칼을 대신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 이사회가 경영상 필요 없는 1600억원의 단기차입금 증액을 결정해 회사에 이자비용만큼의 손해를 끼쳤다고 설명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지난해 12월5일 그해 만기 차입금이 700억원에 불과함에도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자금 조달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단기차입금 1600억원 증액을 결정했고, 이사회의 증액 결정으로 한진칼 자산이 2조원을 넘기면서 대주주에 유리한 ‘감사위원회 설치’가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총수 일가에 유리한 감사를 선임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과 단기차입거래를 한) 10개 금융사 중 5개 금융사는 이전에 한진칼과 차입 관련 거래를 한 적이 전혀 없었으나 갑작스럽게 고율의 차입거래가 결정됐고, 신규차입금 중 최소 1050억 원은 차입한 지 불과 2개월여 만에 차입처에 고스란히 중도 상환됐다”며 “한진칼의 대표이사 내지 이사로서 위와 같은 과정을 결정하고 집행한 피고들은 상법상 선관주의의무,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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