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12~14일 타이 방콕에서 열린 ‘K-뷰티엑스포’ 모습. 킨텍스 제공
일본이 한국을 제치고 올해 1분기(1~3월) 중국·홍콩 수입 화장품 시장 1위를 차지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한류 대표 상품으로 꼽히던 한국 화장품 확장 속도가 최근 비교적 더딘 사이, 지역별 맞춤형 마케팅을 앞세운 일본 화장품이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5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연구원)이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운영하는 국제무역센터(ITC)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중국 화장품 시장에 수입된 일본 화장품은 7억6631만달러 규모로 전체 화장품 수입액의 23.6%에 이르렀다. 반면 한국 제품 수입액은 7억1546만달러로 프랑스(7억3475만달러)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산 화장품은 72.4%의 성장률로 연간 수입액이 28억5763만달러에 달하며 프랑스(24억663만달러) 등을 제치고 중국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고공 성장’ 기세에는 못 미치는 성과를 나타냈다. 일본은 그동안 2~4위권에 머무르다 지난해 84.4% 성장하며(26억8977만달러) 프랑스를 넘어 2위로 올라섰고, 이번 1분기 한국마저 넘어서며 1위가 됐다.
비슷한 현상은 홍콩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일본 제품은 수입액 3억5036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2015~2018년 줄곧 1위를 지켜오던 한국산의 1분기 수입액은 2억5040만달러에 그치며 싱가포르(2억5787만달러)보다 처진 3위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시장 전체로 살펴봐도, 일본은 최근 매서운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화장품 수출액은 2017년보다 41.8% 늘어난 52억110만달러였다. 총액은 아직 한국(62억8539만달러)보다 적지만 성장률은 한국(26.3%)보다 높다. 국가별 순위를 보면 일본은 프랑스, 미국, 독일, 싱가포르, 한국, 이탈리아에 이어 7위를 차지했는데, 2017년보다 한 단계 오른 것이다.
연구원은 일본 화장품 회사들이 높은 품질과 안전성 등을 강조하며 지역 맞춤형 마케팅을 벌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일본 화장품이 ‘무첨가·무알콜·무향료·무착색’ 등 안전과 관련한 문구로 홍보되며 안전 문제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들을 붙잡고 있고, 홍콩에서는 헬스앤뷰티(H&B)스토어 중심의 전략을 펼친 것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수입액 6044만달러(10위)를 기록하며 아직 한국산(6위)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보여주는 미국 시장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연구원의 지적이다. 연구원은 “케이(K·한국)-뷰티의 성공 신화를 현재 제이(J·일본)-뷰티가 정확히 답습하고 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케이-뷰티가 미국 스킨케어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고, 경쟁자들로 인해 예전 만큼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이 (추격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