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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당신이 원하는 값의 항공권 ‘검색창 탐정’은 알고 있다

등록 2019-07-03 18:41수정 2019-07-03 19:40

여행경비 43% 항공료 부담 덜려면

항공권 검색엔진마다 속성 독특
조건 같아도 결과 조금씩 달라
최대한 많은 사이트 찾아보고
항공사 누리집 할인 혜택도 비교해야

검색 귀찮으면 여행계획 일찍 잡고
얼리버드 항공권 구매가 최선
땡처리 초저가 항공권에 맞춰
일정 짜는 역발상 여행도 해볼만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박아무개(30)씨에게 지난해 여름휴가는 두고두고 아쉬운 기억이다. 꿈에 그리던 유럽으로 일주일간 휴가를 다녀왔으나, 항공권에 예상보다 큰 돈을 쓰는 바람에 숙박·음식 등에 쓸 경비를 줄여야 했다. 박씨만의 얘기가 아니다. 여행의 시작인 항공권 구매에서 예산을 초과하면 다음 계획도 틀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 여행 경비에서 항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지난 4월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가 2018년 개별여행객의 평균 지출 비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평균 여행 총 경비는 148만원이었고 이중 항공료는 64만원을 차지했다. 전체 경비에서 항공권이 43%를 차지하는 셈이다. 항공권 검색엔진 카약이 지난해 성인 986명을 대상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물었더니, 46%가 ’가격‘을 꼽았다.

‘손품’ 파는 자가 ‘득템’한다

항공사·여행전문가 등에게 “항공권을 싸게 살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전문가들은 “노력하지 않고 싸게 살 방법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항공권도 ‘상품’인만큼 최대한 많은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손품’을 팔아야 ‘득템’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기본은 항공권 검색 엔진에서 가격비교를 해보는 것이다. 스카이스캐너, 카약, 네이버항공, 인터파크투어, 익스피디아, 구글플라이트, 아이티에이(ITA) 매트릭스, 힙멍크, 호퍼 등 최대한 많은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항공권 가격을 검색해봐야 한다.

가격은 검색 엔진마다 조금씩 다르다. 2일 저녁 9월2~9일 일정으로 인천~런던 항공권을 검색해봤다. 스카이스캐너 최상단에는 런던 개트윅공항으로 들어가 히스로공항에서 나오는 중국 동방항공의 1회 경유 항공권을 76만8000원에 살 수 있다는 결과가 떴다. 네이버항공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경유해 히스로공항으로 입출국하는 79만5300원짜리 에티하드 항공권을 추천해줬다. 카약은 76만5900원, 인터파크투어는 78만5300원, 구글플라이트는 718달러(약 83만원) 항공권이 추천목록 최상단에 올랐다. 왕복 시간도 사이트마다 30시간5분, 34시간15분, 59시간50분 등 제각각이었다. 항공권 검색 스타트업 플라이트그래프를 운영했던 김도균 전 대표는 “항공권 검색은 바둑만큼 복잡하다. 아주 싸고 좋은 항공권, 조건에 맞는 최선의 항공권 찾아달라고 입력해도 검색 엔진이 못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검색 엔진마다 만들어진 속성이나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품’은 검색 엔진에서 끝나지 않는다. 항공사 누리집에도 들러야 한다. 항공사 누리집에서 구매했을 때에만 제공되는 할인이나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도 있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는 자사 플랫폼에서 항공권을 팔고 싶어 한다. 그래서 마일리지, 포인트, 할인쿠폰 등 항공사 홈페이지나 앱에서만 사용 가능한 혜택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혜택을 모두 반영한 최종가는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검색이 안 되기 때문에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색이 복잡하고 귀찮다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가격비교를 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가장 싼 티켓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얼리버드’ 항공권을 노리는 게 최선이다. 통상 얼리버드 항공권은 출발 4~5개월 전을 기준으로 하며, 성수기 장거리 항공권의 경우 최대 1년 전에 항공권 판매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성수기 항공권 구매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가 프로모션이 많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만 진행되는 정기 프로모션이 가장 저렴하다. 제주항공 찜특가, 진에어 진마켓, 에어부산 플라이앤세일, 티웨이 메가얼리버드, 이스타항공 레드페스타, 에어서울 사이다특가 등이 각 항공사의 정기 프로모션이다.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상반기 프로모션은 12월께 개시해 이듬해 3~10월 출발 항공권을 판매하며, 하반기는 6월께부터 10월~이듬해 3월 출발 항공권을 판매하는 게 보통이다.

여행은 출장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날짜·장소를 처음부터 못 박은 뒤 항공권을 구하지 말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면 훨씬 저렴한 항공권을 구매해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한다. ‘땡처리’ 항공권을 보고 예정에 없는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항공권을 구매할 때 계획하지 않은 여행을 떠나보라는 조언이다. 김도균 전 대표는 “여행은 출장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에 시기와 장소를 특정하지 않고 여러 검색 엔진을 활용해서 ‘여름 초성수기 4인 가족 파리 항공권 220만원’, ‘미국 왕복 31만원’, ‘남미·미국 일주 89만원’ 등 대단히 저렴한 가격으로 비행기 표를 끊은 사례를 연재하고 있다. 그는 “날짜·장소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검색하는 건 ‘출장’으로, 여행을 가는 거라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출장을 가듯 항공권을 검색하곤 한다”며 “‘여행’이 목적이라면, 항공권 검색 엔진에서도 날짜나 목적지를 지정하지 않고도 항공권을 검색하는 열린 검색을 할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해 본다면 뜻밖의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항공권 검색 전 쿠키 지워라, 화요일에 사라…
인터넷 넘쳐나는 ‘꿀팁’들 사실 아냐

인터넷에는 ‘항공권 싸게 사는 꿀팁’이 넘쳐난다.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검색하기 전에 반드시 쿠키(이용자가 웹사이트를 방문한 기록, 구매 내역 등이 담긴 임시파일)를 삭제해야 한다’, ‘항공권은 화요일에 구매하는 게 가장 싸다’, ‘수요일에 출국해 화요일에 도착하는 항공편이 가장 저렴하다’는 것 등이 널리 알려진 ‘꿀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사실이 아니다. 우선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가 이용자의 쿠키를 수집하는 건 맞지만,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가격 비교 사이트는 여행사나 항공사에서 매긴 항공권 가격을 보여주기만 할 뿐 가격을 조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항공권 검색 엔진인 스카이스캐너 관계자는 “이용자의 쿠키를 사용하는 이유는 출발지 설정이나 그전에 사용한 검색에 기반을 둬서 호텔검색이나 렌터카 검색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쿠키 삭제 여부와 항공권 가격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0분 전에 떠 있었던 최저가 항공권이 지금은 검색되지 않는다’며 쿠키가 가격에 반영된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항공권 가격은 1분 사이에도 가격이 변동하기 때문에, 금방 봤던 가격이 사라진다 해도 쿠키와는 관련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정 요일에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특정 요일에 출발·도착하는 항공편이 싸다는 낭설은 어디서 나왔을까. 여행사에서 자체적으로 항공권 구매 흐름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 때문으로 보인다. 항공기 발권 업체 에이아르시(ARC)와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는 항공권 구매 빅데이터를 분석해 2019년 항공여행 전망 보고서를 내고 “일요일에 항공권을 구매했을 때 다른 요일보다 평균 31.5% 저렴하다”며 “금요일에 구매하면 평균 12.4%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스카이스캐너도 한국 출발 왕복 항공권 가격 추이를 분석해 “수요일 출발해 화요일에 도착하는 일정이 평균 7.7% 저렴하다”는 결과를 내놔 ‘수출화도’가 공식처럼 떠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요일 관련 데이터는 전반적인 추세가 그렇다는 것을 보여줄 뿐, 어느 요일에 사야 싸다거나 어느 요일에 출발하는 게 저렴하다고 결론을 내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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