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CJ) 그룹이 총수 일가 지배력 확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네트웍스)의 정보기술(IT) 부문을 분할·인수했다는 지적이 참여연대에서도 제기됐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도 합병·분할 등 비율을 문제삼았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6일 논평을 내어 씨제이의 주식교환 및 신형우선주 발행 문제에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먼저 네트웍스 분할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올리브영보다 아이티 부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고 짚었다. 2018년 올리브영 영업이익이 757억여원(연결기준)으로, 아이티부문 431억여원(올리브영 거래 제외시 68억여원)의 1.75배인데도 0.55(올리브영):0.45(아이티) 비율로 분할됐다. 이선호 부장이 지분을 가진 아이티 부문에 유리한 분할 비율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씨제이그룹은, 2014년 합병한 올리브영 부문과 아이티 부문을 다시 인적분할하고, 아이티 부문을 지주회사인 ㈜씨제이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씨제이 자사주와 아이티 부문 주식교환 비율은 1:0.5444487이다.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 아들 이선호 씨제이제일제당 부장의 네트웍스 지분 17.97%도 ㈜씨제이 지분 2.8%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씨제이가 신형우선주를 배당한 것도 총수 일가의 자금줄 마련을 위한 밑작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씨제이는 지난해 12월 모든 주식에 대해 1주당 우선주 0.15주를 배당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4월 발행했다. 이 우선주는 액면기준으로 연 2% 우선 배당하고,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된다. 통상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싸게 거래되기 때문에 이선호 부장 등이 저렴하게 ㈜씨제이 지분을 매입할 수 있고, 보통주 전환으로 의결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
참여연대는 총수 일가 입맛에 맞는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법적 규제가 미비한 점을 활용해, 이선호 부장 등이 그룹 지배력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도 밝혔다. ㈜씨제이가 네트웍스와 주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신주 발행 대신 자사주가 활용됨으로써 의결권이 제한된 자사주가 이선호 부장 등에게 넘겨져 의결권이 ‘부활’하게 된 것은, 이른바 편법적인 ‘자사주의 마법’의 또다른 사례에 해당한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지적이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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