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3단계로 구성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 방향 초안이 공개됐다. 전기사용량이 증가하는 여름철에 한해 구간 조정이나 일부 구간 폐지로 2∼3구간 사용자의 부담을 완화하거나, 누진제를 폐지하되 요금을 기존 1구간과 2구간 사이로 설정하는 안이다. 국민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이달 안에 확정된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지난해 12월 구성한 ‘전기요금 누진제 티에프(TF)’가 만든 3가지 개편안을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개했다. 티에프는 지난해 111년 만의 폭염 속에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커지자 구성됐다.
개편안 가운데 첫째는 여름철에 한해 1구간을 기존 0∼200㎾에서 0∼300㎾h로 늘려잡고, 2구간은 200∼400㎾h에서 300∼450㎾h로 조정하는 것이다. 요금은 1구간 ㎾h당 93.3원, 2구간 187.9원, 3구간 280.6원으로 기존과 같다. 이 경우 여름철 기온이 평년 수준이었던 2017년 기준 1541만 가구에 월 평균 9486원(할인률 17.8%) 할인 효과가 생긴다.
둘째안은 여름철에만 기존 3구간 사용자에게도 2구간 요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원래 2구간에 속하는데 여름에 사용량이 늘어 일부 사용량엔 3구간 요금이 부과되는 385만 가구가 혜택을 받게 된다. 월평균 1만4217원(15.4%)이 할인되며 한전은 대신 951억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셋째안은 누진제 폐지다.. ㎾h당 요금은 1구간과 2구간 사이인 125.5원에 맞춰진다. 이 경우 열므철 전기사용량 상위 811만 가구(전체 가구의 약 36%)는 월 7508원을 덜 내게 되지만, 하위 1427만 가구는 월 4361원(인상률 23.4%) 인상된다. 상위 1% 할인액은 4만8610원(35.7%), 하위 43% 부담액은 8110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한전 누리집에 개설되는 온라인 게시판과 향후 열릴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전은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요청을 하고, 정부는 전기위원회에서 개정안 심의 뒤 6월 중 개편 완료할 계획이다. 누진제는 지난 2016년 6단계(11.7배수)에서 3단계(3배수)로 한차례 완화된 바 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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