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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조양호 이사 연임 반대” 권고

등록 2019-03-16 11:51수정 2019-03-17 11:16

ISS “대한항공 조 회장 자질 심각한 우려 제기돼”
국내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도 전날 ‘연임 반대’ 권고
27일 주주총회서 치열한 ‘표 대결’ 예상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아이에스에스(ISS, 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유력 의결권 자문사의 연임 반대 의견이 잇따르면서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16일 투자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아이에스에스는 회원사들에게 오는 27일 열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이사 연임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아이에스에스는 “조 회장의 자질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조 회장이 여러 가지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서 불구속 기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13년부터 2018년 5월까지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등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일가 소유의 중개업체를 끼워넣어 수수료 196억원을 챙기는 등,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국내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도 지난 15일 조 회장 연임 반대를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사익을 위해 회사에 비용을 전가한 점은 사내이사로서의 적격성을 판단하는 데 특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조양호 사내이사 후보는 그 이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있어 사내이사로서의 적격성 요인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의결권자문사들의 잇따른 연임 반대 권고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이 이사로 선임되려면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대한항공 지분은 33.35%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11.70%)은 조 회장 연임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크고, 참여연대·민변 등 시민사회단체도 조 회장 연임 반대를 위해 의결권을 모으고 있다. 대한항공은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한편, 일반주주를 찾아다니며 위임장을 요청하고 있다.

아이에스에스의 이 같은 권고가 나오자 대한항공은 17일 “조 회장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찬성·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게 의결권자문기관의 통상적인 관례”라며 “아이에스에스는 대한항공 발전과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조 회장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시이오(CEO)와 사내이사로서 주주가치를 지속해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곽정수 선임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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